스승의 날을 앞두고 팔순(八旬)의 스승들과 칠순(七旬)의 제자들이 학교에서 다시 만났다. 두 스승의 나이를 더해150세 기념잔치를 합동으로 열기 위해서였다.
경북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 2009년 1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워낭소리’의 촬영현장이다. 실존인물 주인공 최원균 노인과 그의 암소 ‘누렁이’가 살다가 나란히 묻혀 있는 아늑한 농촌마을이다.
봉화(奉化)는 안동 영주와 더불어 영남유림(儒林)의 본고장이다. 수 많은 유학자(儒學者)들을 배출했고 유림 명문가문들의 고유전통이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인의예덕(仁義禮德), 선비의 고장이다. 유교정신은 교육현장에도 자연스레 스며들어 사제 간의 정(情)과 예(禮)도 각별한 지역이다.
지난 7일, 면내 85년 전통의 최초 학교인 상운(祥雲)초교 26회 졸업생들은 올해 7순을 맞았다. 또한 당시 6학년 담임 스승 세 분(박주서, 우종구, 권병철)도 올해로 팔순이 되었다. 제자 최동일 외 59명은 스승들을 모시고 합동으로 팔순 칠순잔치를 하기로 하고 역대 총동문회장들까지 초청했다.
모교의 분교(分校)였던 이 곳 구(舊)하눌초교 교실에서 추억어린 당시 학교생활 사진전도 함께 둘러보며 ‘150수(壽)기념 축하’ 라는 행사애칭으로 스승들께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자네들을 가르쳐서 내보내는 심정은 자식을 키워 출가시키는 부모 마음과 똑 같다네. 솔직히 단 하루도 생각 안 나고 그리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네. 60년 만에 자식들을 만나 보는 기분 일세”라며 담임 중 한 분인 백발의 권병철 스승은 많은 추억담과 감회어린 소감을 말했다.
“20대 꽃다운 청춘이었던 선생님들은 80대 노인으로, 10대 철없던 아이들은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변모하여, 그 때의 선생님과 제자가 오늘 8순의 노스승과 7순의 제자로 함께하게 되니 더욱더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자대표인 동기회 전우용 회장이 화답하며 건강과 백세장수를 기원했다.
“20대 꽃다운 청춘이었던 선생님들은 80대 노인으로, 10대 철없던 아이들은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변모하여, 그 때의 선생님과 제자가 오늘 8순의 노스승과 7순의 제자로 함께하게 되니 더욱더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자대표인 동기회 전우용 회장이 화답하며 건강과 백세장수를 기원했다.
이날 행사 하이라이트는 특별 웃음 이벤트로, 상장(賞狀)을 만들어 제자들은 스승께 인생 80년 과정 수료를 뜻하는 ‘팔순노령장(狀)’을 올려 드리고, 스승은 제자들에게 70년 과정 이수증(履修證) ‘칠순장수장’을 내려 주며 함께 웃고 건강을 축하했다.
유교는 인관관계를 중요시 하는 생활 사상이다. 가족 간, 사제 간, 더 나아가 ‘워낭소리’의 스토리처럼 평생을 가족처럼 함께하는 가축과도 예와 의를 지킨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가르침이 점점 잊혀 가는 각박한 세태(世態)에, 이러한 아름답고 끈끈한 스승과 제자들의 모습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스승의 노래와 함께 잔잔한 감동으로 번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