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위탁농가 병아리 소유권과 관련한 하림의 불공정 거래 혐의를 잡고 현장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림그룹은 지난 6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첫 대기업집단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은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병아리 소유권과 관련한 하림의 갑질 의혹에 “9월 현장조사를 벌여 불공정 거래 부분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하림의 위탁농가 불공정 거래에 대한 문제는 많았다”며 “(이번 현장조사는) 지난 8월 공정위 지방사무소에 신고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병아리 소유권이 하림에 있는지 위탁농가에 있는지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문제다. 당시 하림그룹 김흥국 회장은 김 의원의 질의에 “농가 소유이지만 하림의 재산”이라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소유권 불명확 문제로 하림 측이 부당한 이득을 얻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병아리 소유에 대해 “계약상 소유권은 농가에 있지만, 그 소유권으로 파생되는 여러 권리를 신탁 등으로 제한하고, 그런 과정에서 실제로 농가의 소유권이 제한되거나 실질적으로 하림 측으로 이전됐을 거라 해석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하림이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관련한 방역이나 살처분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한 지적에도 김 위원장은 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하림을 비롯한 계열 기업과 위탁농가 사이에는 거래상 지위가 균등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런 상태에서 하림 등 사업주들이 소유권에 따르는 위험을 부당하게 이전시킨다면 공정거래법 거래상 지위 남용, 불이익 제공 혐의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은 하림이 불명확한 병아리 소유권으로 농가와 거래를 할 때 매출을 부풀리는 부분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번 거래 과정에서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위탁 농가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길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며 “세제 지원책이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면 정부 지원 과정에서 혜택을 봤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관련 부분에 대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정을 근거로 현장조사를 했다”며 “다만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진행되는 사건이라 구체적인 사항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김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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