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여기 유해진 있네!” 영화 ‘봉오동 전투’를 연출한 원신연(50) 감독의 친구가 포스터를 보다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배우 유해진(49)은 포스터 자랑부터 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번 작품에서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포스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유해진은 쉴 틈 없이 '열일'하는 배우다. 2017년 ‘공조’ ‘택시운전사’ ‘1987’, 2018년 ‘완벽한 타인’ ‘레슬러’, 올해 ‘말모이’에 TV프로그램 ‘스페인하숙’까지 끊임없이 영화와 방송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봉오동 전투에서 첫 승리를 쟁취하기까지 독립군의 투쟁과 숨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재현했다. 봉오동 전투는 만주 지역에서 한국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에 본격적으로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투다. 이 전투에서 승리하여 독립군의 사기가 크게 높아졌으며, 1920년대 독립전쟁이 더욱 활발히 전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유해진은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점을 담담하게 말로 옮겼다. “‘정말로 힘들게 (나라를) 지켰겠구나’하는게 느껴졌다. 실제로 역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영화를 통해 많이 배웠다. 영화 ‘말모이’ ‘택시 운전사’ ‘봉오동 전투’등 작품을 해나가면서 역사를 배우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유해진은 ‘황해철’역을 맡았다. ‘황해철은’ 평소에는 허허실실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민첩한 몸놀림과 대범함으로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베는 비상한 실력을 갖춘 마적 출신 독립군이다.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처럼 가볍다’는 문구가 새겨진 항일대도를 지니고 다니는 그의 명성은 독립군 뿐 아니라 촌민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다. ‘장하’(류준열)를 친동생처럼 챙기며 그를 도와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가 카리스마가 원래 약간 있지만, ‘황해철’ 역은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해도 카리스마 있게 그려졌을 거다. 황해철이라는 인물이 투박하면서도 날선게 있기 때문이다.
영화 ‘무사’는 도끼를 쓰고 싸웠다. 그때는 액션을 내가 거의 다했다. 그런 작품을 해봤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상당히 있었다. 직접 부딪쳐야 하는 장면들이 되게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영화를 해보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요 근래에 말랑말랑한 역할만 했다. 지금까진 찰흙 같았다면 이번엔 돌멩이 같은 느낌이 있었을 수가 있다”고 전했다.
유해진은 대검 ‘항일대도’를 활용한 액션신을 선보인다. “실제로는 무쇠라 엄청 무거웠다. 포스터
촬영을 하는데 무거워서 위로 들기도 버겁더라. 액션을 찍을 때는 똑같이 생긴 가검을 썼다. 그건 무쇠가 아니고 알루미늄인데도 무겁더라. 총을 쏘는 것보다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게 더 큰 통쾌함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는 산타기를 즐겨한다. 처음으로 산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영화 ‘빙우’를 통해서다.”원래 산을 좋아하고 뛰는 걸 좋아한다. 지방 촬영가면 자전거를 타든지 뛰든지 한다. 뛸 때는 8㎞씩 뛴다. 어디서 우스갯소리로 화병이 있다고 말했다. 뛰면서 확 풀어내면 너무 좋다. 촬영할 때 힘들었던 점은 화면에 보여야 하니 앞을 보고 뛰는 게 좀 힘들었다. 잘못하면 삐끗할 수도 있으니까. 그 친구들보다 뛸 수 있는 조건이 좋다”고 전했다.
한일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영화가 개봉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영화 자체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쯤을 목표로 해서 제작했던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영화의 힘으로 굴러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대의 흐름과 별개로, 작품 자체가 통쾌함이나 답답함을 많이 풀 수 있는 영화 같다. 지금 분위기와 관계없이 영화적으로 잘 만들어지고 소문이 났으면 좋겠다. 보고 통쾌함을 느끼고 가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을 것 같다”는 마음이다.
유해진이 출연한 ‘봉오동 전투’는 광복절을 8일 앞둔 오늘(7일) 개봉한다. 134분, 15세 이상 관람가
이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