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식원 지회장(대한노인회 서울 강남구지회)
강남구청, 3년간 운영비, 사업비 등 보조금 지급안해 대부분 자비 운영
강남구지회, 노인회중앙회, 서울연합회 상대 12건 소송 모두 박 지회장 승소
향후 3기관 상대 손해배상 청구 고려, 3년 운영비 사업비 청구 행정소송 예정
박식원 서울 강남구지회장(사진 왼쪽)이 지난 2017년 9월 제15대 지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에서 대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갑질’의 사전적 의미는 ‘갑을 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라고 되어 있다.
박식원 (사)대한노인회 서울 강남구지회장(78)은 마산에서 태어났지만 50년을 살아왔고 일해온 ‘서울 강남’이 제2의 고향이다.
박 지회장은 평교사를 거쳐 교감, 교장, 장학사로 강남에서만 1만2000명이 넘는 제자를 길러낸 평생 교육자다. 그런 그가 강남구 래미안 삼성 2차 아파트 경로당 회장을 지내던 2011년, 남은 여생은 봉사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인생 제 3막에서 고민 끝에 선택한 길이 바로 강남구지회장 출마였다.
그러나 그 선택은 거대한 공권력과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싸움의 시작이었다.
박식원 지회장은 이른바 ‘갑’의 위치에 있는 (사)대한노인회 중앙회(이하 노인회 중앙회), 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연합회(이하 서울연합회), 강남구지회를 상대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적 소송과 다툼 끝에 12건의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 싸움의 처음과 끝을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자.
2011년 11월 박 지회장은 제14대 강남구지회장 선거 에 출마했지만 강남구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박 지회장의 후보등록 서류를 반려한다.
박 지회장과 이후 노인회 중앙회, 서울연합회, 강남구청(소송은 대리인 격인 강남구지회)과 소송을 시작했다.
12건의 소송 내역은 다음과 같다.(원고는 박식원 지회장이다)
▲2011년 11월 10일 제14대 지회장 선거와 관련해
강남구지회를 상대로
2011 카합 2768(임시총회중지 등 가처분)
2011가합136866(회장당선확인청구 등)
2012카합2256(직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 2012년 8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승소, 이후 고등법원에서 승소 후
▲2013년 11월 28일 제14대 지회장 선거와 관련해
강남구지회를 상대로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 확정판결로 승소. 2013다 70309(회장당선확인청구 등)
▲2016년 6월 3일 노인회 중앙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승소. 2015가합567659(회장임기 확인) 이후 고등법원에서 승소 후
▲2017년 4월 13일 노인회 중앙회를 상대로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 확정판결로 승소. 2016다278449(회장임기 확인)
▲2016년 6월 2일 서울연합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승소. 2016가합1903(징계무효 확인)
이후 고등법원에서 승소, 동일한 징계무효 확인 소송을 강남구지회 수석부회장이 제기해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서 모두 승소했다.
박식원 지회장의 7년간의 싸움은 단순히 법적 소송에서 끝나지 않았다.
박 지회장이 연이어 승소후 강남구청은 직접적인 압박과 회유에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자 2016년부터는 노인복지법, 강남구 노인복지기금 설치 및 운영조례 등 관련 법령에 정해져있는 재정적 지원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강남구지회는 운영비, 인건비, 사업비 등을 지원받지 못해 11명에 달하던 직원들은 2명만 남고 모두 떠났고 박 지회장은 사비로 어렵게 운영을 이어갔다.
강남구청은 재정지원 중단 뿐만 아니라 구청이 주도해 ‘각 동 경로당 협의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강남구지회에 회비를 납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강남구경로연합회(회장 이선자)’라는 임의단체로까지 발전시킨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강남구가 박식원 지회장과 강남구지회를 무너뜨리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박 지회장을 지지하고 함께했던 100곳의 경로당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강남구 165개 경로당 중 약 60% 이상의 경로당이 박 지회장의 진심과 정의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한 싸움의 중심에 있던 서울 강남구 신연희 전 구청장(민선 5기, 6기 강남구청장)이 지난 3월 28일 업무상 횡령과 직원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후 민선 7기 신임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강남구청이 박식원 지회장과 노인회 강남구지회에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행한 모든 ‘갑질’과 ‘행·재정적 억압’도 하나 둘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오는 11월 29일에는 그동안 지회가 주관해 실시하던 경로당 임원 워크숍을 강남구청 주관으로 실시한다.
아직까지 노인회 강남구지회와 경로당연합회로 이분되어 있는 기형적인 강남구의 노인 조직을 법적인 유일한 조직인 강남구지회로 일원화하기 위한 첫 발걸음인 셈이다.
“법적 다툼이 길어지고 재정적인 압박이 심해질때마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었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50년간 강남에서 가르쳤던 1만2000명이 넘는 제자들, 함께 고락을 겪어온 경로당 회원들과 가족, 직원과 이웃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고 일어섰습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씹어보고 있습니다.”
박식원 지회장은 앞으로 그동안 잘못된 일들을 바로 잡기 위해, 함께 고통받아온 사람들을 위해 대한노인회 중앙회, 서울연합회와 강남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각종 보조금 지급에 대한 청구소송을 고려하고 있다.
700만(2017년 기준) 대한민국 노인을 위한 조직인‘대한노인회와 그 산하 연합회, 각 지회’가 개인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악용된 사례가 강남구지회가 마지막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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