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상으로 우리나라와 정반대에 있는 나라가 베네수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처럼 밤낮이 바뀐 12시간 차이가 나는 가장 먼 나라들이다. 그러나 이 나라들에서 실로 중대한 교훈을 얻어야한다.
베네수엘라는 남아메리카 북단 지역으로 서쪽에는 커피의 나라 콜롬비아가 있고 남쪽으로는 브라질이 접하여 있다.
우리가 이미 잘 아는 바와 같이 세계 최고의 석유 매장국이요, 한때 남미 최고의 부국이였던 베네수엘라가 지금은 경제 파탄으로 비참한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미스 유니버시아드에서 일곱 번이나 최고 미인을 배출시킨 한 때는 정말 잘 나가는 나라였다.
이런 베네수엘라에 경제적 파탄이 일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석유 유가 하락에 따른 국제수지의 악화와 원유수출로 국가재원의 90%를 담당하다보니 경제가 원유수출에 편중 의존되어 다른 산업이 발전될 기회를 갖지 못한 경제적 구조가 큰 문제가 되었다.
여기에 설상가상 결정적 치명타를 입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국과의 갈등이었다.
복지 포퓰리즘으로 퍼주기를 일삼아 경제가 바닥이 드러났고, 유가 하락에 따른 국가의 수입기조가 급격히 악화되고 많은 무상복지 시스템들의 지출은 마치 브레이크가 파열된 자동차처럼 컨트롤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미국과의 불협화음과 유가하락에 따른 국가 수지가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잔뜩 팽창되어 감당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세계 제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등을 돌려서 경제가 어려워지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는 것 같다.
필리핀이 그러했고 남미 국가들이 줄줄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 나라는 카톨릭 국가라는 공통점도 있다. 일본이 미국과 각을 세우다가 잃어버린 10년으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렀으며 지금은 중국이 매우 심각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은 미국은 세계 최대의 자원부국이며 최고의 기술 국가이며 세계금융을 쥐고 세계시장 경제를 주무르는 나라이며 세계 최강국을 추구하고 있는 나라다. 세계 최고의 군사 대국이며 세계의 두뇌가 다 모이는 과학기술교육 첨단 국가이다.
우리나라도 수차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하여 수출 주도형으로 경제를 이끌었을때 가장 많은 물건을 사준 나라도 미국이다.
오늘날 중국을 있게 한 것도 미국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국의 공산품을 중국에서 다 만들도록 한 정책에 기인한다.
물론 미국도 싼 값에 공산품을 공급받기 위하여 중국의 노동력을 이용한 셈이다.
다시 베네수엘라 이야기를 계속 하자.
그들은 너무나 자원이 풍부하여 석유만 수출해도 먹고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그래서 무기력해진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자원이 없어 원자재를 사와서 무엇이든 만들어서 부가가치를 높여 팔지 않으면 안되었던 상황과는 정반대이다. 우리나라는 제철 공장을 만들어 철광석을 수입하여 철판을 만들어 수출하고 정유공장을 만들어 원유를 수입하여 석유를 수출하는 제조 기반의 수출주도형 국가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반도체가 큰 효자노릇을 해왔지만 걱정스러울 만큼 이에 편중되어 있음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무상복지에 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경제가 잘 돌아갈 때에는 복지도 바람직한 사회의 발전 분야이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선 순위를 바꾸어 오히려 복지에 투자할 돈을 산업 육성과 사회적 인프라와 일자리 창출에 투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를 빨리 스위칭하지 아니하면 냉혹한 국제 경제 환경에서 낙오되고 마는 것이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도 한때 국민의 영웅이었으나 자원 부국이 저주로 돌변했던 케이스인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복지는 건실한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건실한 일자리는 대통령이 만드는 것도 아니요, 장관이 만드는 것도 아니고, 공무원이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무원에게 일자리를 만들라고 다그치는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일자리는 사업주가 만든다. 조그마한 라면가게서부터 시작하여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사업주다.
정치 지도자가 이 기본원리를 잘 모르고 덤비면 베네수엘라 꼴이 난다. 베네수엘라는 이제 화폐기능이 상실되어 돈이 종이 공예에 사용되고 통닭 한 마리를 사기 위하여 냉장고만한 지폐 덩이를 지불해야 하는 웃지 못할 코메디가 벌어지고 있다.
정치지도자는 세계의 흐름을 잘 읽고 유리한 곳에 줄을 서서 국가를 이끌어야한다. 그동안 우리가 친미 노선을 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거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 우방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임을 인정하고 이들과 협력적 관계가 우리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정부의 각료들이 친중 정책을 거론 하고 있으나 친중 정책이 갖는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단 하나의 최대의 실수는 중국 전승기념일 날 시진핑 주석 옆에 서서 중국 인민군의 사열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용서할 수 없는 배신이었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 어느 정도 각각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먼곳에 있는 미국과는 확고한 한미동맹을 이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도 냉엄한 국제정세 하에서 지혜로운 선택을 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도층에 있는 이들은 올바른 역사관과 국제 정세를 속속히 읽어내는 현안을 가지고 국민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남미와 베네수엘라의 교훈을 보고도 어리석은 우를 답습한다면 실로 역사와 후손들에게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라를 팔아서라도 정권을 유지하겠다고 하는 정파 무리들을 선거 때 골라내지 못한다면 우리 국민은 진정한 자유와 복지와 평화를 누릴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이 타산지석 베네수엘라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우리가 또 다른 미래의 소녀상을 지금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심히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