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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모 둘리 "박근혜 탄핵후 킹크랩 개발 서둘렀다"

둘리, 김경수 2심 재판서 시연참석 주장 "시연 후에 본격적 개발되고 고도화 돼"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경수(52) 경남도지사 항소심에 댓글조작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직접 개발하고 시연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둘리' 우모(32)씨가 증인으로 나와 19대 대선이 앞당겨지면서 킹크랩 개발을 서둘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우씨는 22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 혐의 항소심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특검 조사 중 우씨는 2016년 11월9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사무실 '산채'에서 드루킹 김동원(50)씨와 함께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우씨는 당시 휴대폰을 통해 직접 킹크랩을 작동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 측 변호인이 '2017년 12월 대선을 목표로 킹크랩 개발 일정을 잡았는데 대선이 앞당겨지면서 개발 일정을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 진술이 맞냐'고 묻자 우씨는 "그렇다. 처음에는 2017년 중반까지로 길게 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개발 일정을 당긴 시점이 언제인가'라고 묻자 우씨는 "개발 초창기로 2016년 10월쯤이다"라고 말했다.

18대 대선은 2017년 12월20일에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하며 같은 해 5월9일로 앞당겨졌다. 대선 변경일이 확정된 것은 같은 해 3월15일이었다.
이에 변호인이 "그 당시는 대선 일정이 변경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하자, 우씨는 "대선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드루킹 김씨가 예상한 것인지, 그 당시 분위기 때문에 빨리 개발하자고 한 것인지는 드루킹 김씨에게 물어봐야 한다"면서 "킹크랩 시연회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됐고, 그때부터 고도화됐다"고 증언했다.
이날 우씨는 킹크랩 시연회 당시 구체적 상황도 진술했다. 우씨는 경공모 브리핑 도중 드루킹 김씨가 '중요한 대화'라고 나가라고 해서 김 지사만 남고 모두 나갔고, 김씨가 본인을 소리쳐 불러 킹크랩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들고 강의장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우씨는 "당시 김 지사가 화면을 보고 있어서 휴대전화를 놓고 나왔다"며 "드루킹 김씨가 얘기하는 것을 들었고, 제가 기억하기로 '허락'에 대한 것을 물어보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이날 로그기록을 제시하며 2016년 11월9일 오후 8시7분15초~8시23분53초의 킹크랩 작동이 시연회가 아닌 자체적 테스트를 위한 작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우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길어지면서 특검팀의 반대 신문은 다음달 5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드루킹 김씨의 증인신문도 다음달 19일로 연기됐다.
김 지사는 2016년 12월4일부터 지난해 2월1일까지 드루킹 일당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글 118만8800여개의 공감·비공감 신호 8840만1200여회를 조작하는데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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