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2.6세서 31년만 13.8세↑…"OECD 최고 수준"
다른나라 고령자고용 늘리지만…韓 이미 고용률 높아
OECD "고령빈곤층 감소·고령자고용 기업 및 노동자지원"
2050년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일렬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위치한 사람의 나이가 56세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령화가 가장 심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노동자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은퇴자도 같은 기간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미 65~69세 노인 절반 가까이가 일하는 한국은 고령자 고용률을 늘리기보다 낮은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17일 OECD가 이달 발간한 'OECD 국가의 인구고령화와 고령자 고용정책(Working Better with Age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2.6세인 한국의 중위 연령은 2050년 56.4세로 13.8세 높아질 전망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지난해 기준 중위연령은 OECD 평균(39.8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면서 "그러나 2050년에는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고령화를 겪을 전망"이라고 한국의 고령화 수준을 진단했다.
고령화는 노동시장에서 일할 연령대 인구 비중의 급속한 감소로 나타난다.
이에 지난해 취업자 100명이 50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 29.7명을 부양해 OECD 평균(42명)보다 낮았던 한국의 부양비도 2050년 57.7명으로 평균(58.2명)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고령화 속도에 OECD는 전 세계적으로 연금제도를 기대수명과 연계해 연금 개시연령을 늦추고 단계적 퇴직, 채용·은퇴 시 연령차별 금지, 연공서열 임금체계 개편, 고령자 고용보호 등 고령자 고용률을 높이는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고령자 노동시장 사정은 다른 나라들과 다르다.
우리나라는 이미 55~64세 중 68.8%, 65~69세 중 47.6%가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OECD 평균(63.9%, 27.4%)보다 높은 편이다.
연령별로 보면 남성은 65~69세 가운데 73.3%가 일하고 있어 20대(20~24세 39.9%, 25~29세 67.9%) 등 청년층보다 고령자 고용률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은퇴 연령도 지난해 기준 한국은 남녀 모두 72.3세로 OECD 평균(남 65.4세, 여 63.7세)보다 6.9~8.6년 늦었다.
문제는 높은 고용률에도 심각한 고용 불안정성과 2016년 기준 65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균등화 중위소득 50% 미만 비율) 43.7%로 세계 최고 수준인 빈곤에 있다.
이에 OECD는 지난해 발간한 '한국 고령자 고용정책에 대한 OECD의 정책제안(Working Better With Ages: Korea)'에서 다른 OECD 국가와는 다른 방향의 정책적 대안을 요구했다.
우선 고령 자영업자 등이 근로장려세제(EITC) 혜택을 더 넓게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고 기초생활보호 적용확대, 비정규직 및 자영업자에 대한 국민연금 수혜 확대, 퇴직연금제도 확대 등 고령빈곤층 감소대책을 제안했다.
이어 고령자 계속고용을 위한 제도적 지원, 연공서열 중심의 기업문화 개선, 사내하도급 및 파견근로 관련 제도개선, 연령차별금지법령 준수 등 고령자를 채용한 기업과 중년이상 노동자에 대한 전직 지원 강화, 근로시간 준수관련 감독 강화, 사업주 부담의 질병휴직 및 질병수당 도입 등 고령 노동자 직업능력개발 등에 지원할 것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