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심리학에서 ‘입스’( YIPS)라는 용어가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지나친 승부욕,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으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뜻하며 이를 ‘입스증후군’이라고 한다.
입스의 어원은 강아지가 낑낑 울어대는 것을 Yip이라고 하는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YIPS라고 명명했다. 우리말로 ‘숏펏 덜덜증’이라고도 하며 펏팅에 임하면 나타나는 일종의 수전증이다.
다른 용어으로는 Twitches, Staggers, Jitters, Jerks 라고도 하며, 1930년대 전후반 활약한 스코틀랜드의 전설적 골퍼 토미 아머(Tommy Armour 1896~1968 )가 처음 이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눈부신 제구력의 야구투수가 9회 말에서는 한 개의 스트라이크도 못 던지는 것. 야구선수가 1~ 3루는 잘 던지는데 홈에만 못 던지는 현상, 축구영웅 호날두가 패널티킥을 못 넣고 눈물 흘리는 것,
연습그린에서는 백발백중, 깃대가 꽂힌 그린에만 가면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몸이 굳어 지고 손이 떨려 30cm 퍼팅도 못 넣는다.
이밖에 줄 버디로 나가던 골퍼가 18번 홀에 50cm 퍼팅을 놓치는 것, 양궁선수가 다른 연습장의 표적에는 활을 잘 쏘는데 양궁시합장의 과녁만 보면 못 쏘는 현상 등이 입스의 증세다.
생각할 시간이 많고 경기자체 보다 샷 대기시간이 더 긴 골프에서는 이런 심리상태에 놓이기가 다른 종목보다 더 쉬워진다.
시합장과녁과 핀대가 꽂힌 그린이라는 시각적 자극을 받으면 활을 쏘거나 퍼팅을 할 수가 없어진다.
미네소타의 한 병원연구소는 주로 선수들이나 고수들을 중심으로 33~ 48%가 입스를 경험했다고 발표했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일련의 뇌의 생화학적 변화에 기인한다는 보고다.
눈에서 정보를 뇌로 보낼 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하는 것으로 말더듬 증상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골퍼들에게 입스증후군은 ‘심리적 암’으로 여겨지며 프로골퍼들에게는 치명적이고 호환마마 보다 더 무섭다고 여긴다. 이런 스포츠 심리학적 병적 증세는 골프에서 시작하여 스포츠 전반에 걸쳐 퍼져 있다.
입스는 희귀한 병 같지만 실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많은 유명 스포츠인들이 일시적 또는 계속적으로 이 증상을 느끼고 있는 흔한 병이다.
골프선수들의 사례를 보면, 골프여제 박인비는 20살이던 2008년 US 여자오픈 첫 우승을 한 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이후 4년간 57번의 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을 하지 못하고 깊은 슬럼프에 빠졌었다.
2000년 마지막 투어경기 ADT챔피언십에서는 18번 홀을 남기고 기권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충격을 주었다.
LPGA 김인경은 2012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30cm 파퍼팅을 어이없이 놓친 뒤 4년 동안 후유증으로 무관의 세월을 보냈다. 잠시 골프를 접고 심리상담까지 받으며 평정심을 이끌어 냈다.
박성현도 2010년 부터는 드라이버만 잡으면 강박관념에 사로 잡히는 입스증세로 “한 라운드에 10개의 OB를 낸 적도 있었다”고 실토했다.
타이거 우즈는 2015년부터 칩샷입스로 무너졌다. 칩샷 할 때마다 땅볼이나 홈런을 쳐대서 갤러리들을 당황하게 했다.
대만의 골프여제 청야니는 2011년부터 2년 동안 세계랭킹 1위를 질주한 절대강자다. 그런데 드라이버 입스에 걸려 계속 부채살 방향으로 쳐댔다.
아예 워터해져드로 샷을 날리는 훈련까지 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이제 그녀는 세계 랭킹 200위 밖의 평범한 선수로 전락해 있다.
입스 치료법은 약물요법도 없고 스포츠를 그만 두거나 아니면 긴장을 없에는 멘탈강화훈련 밖에 없다. 또는 맹렬한 스윙연습 퍼팅연습으로 잠꼬대 중에서도 실제 팔로 스윙을 하여 옆사람을 칠 정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뇌의 단기기억력은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수용하지 못한다. 자신감이 넘쳐서 셋업하면 이런저런 생각 없이도 반사적 무의식적으로 스윙이 나와야 한다.
집중해서 퍼팅 할수록 스윙순간 손목에 힘이 빠지는가? 어드레스를 오래 할수록 되레 미스샷이 나오지 않는가? 어프로치샷 순간 무릎이 펴지면서 일어서고 헤드업을 하지 않는가?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오고 어드레스 후 정신일도 하려고 시간을 끌면 되레 미스샷이 나온다면 당신도 입스라는 암에 걸려 있다.심리적 훈련과 치료가 필요하다.
맹렬한 연습으로 자신감에 의한 맨탈강화 또는 당분간 쉬는 방법만이 골퍼들의 심리적 암 입스를 극복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