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보수성향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 촉구 및 정권을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
한글날인 9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벌어졌다.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진행된 조 장관 규탄 집회에는 1000만명(주최 측 주장)이,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옹호 집회에는 3000여명(주최 측 주장)이 모였다.
지난달 20일 우파 성향 정치인과 1,460여 개 종교 및 사회 등 각계 시민단체가 결성한‘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하야’를 촉구하는 범국민투쟁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이날 정오께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를 열었다.
범투본 총괄대표를 맡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은 무대에 올라 “참석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며 “앞으로는 서울역까지, 뒤로는 청와대까지 종로와 서대문이 가득 찼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조국 문재인 이건 아니다’ ‘문재인 퇴진! 조국 감옥!’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연사들의 발언에 응원과 환호를 보냈다.
전 회장을 비롯해 심재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인사들도 개인 자격으로 현장에 얼굴을 비쳤다. 다만 발언에 나서지는 않았다.
충청도 단양에서 왔다는 이길성(71)씨는 “시국이 너무 답답해 충청도에서 올라왔다”며 “각종 의혹이 있는 조국을 끝까지 임명하는 것은 모종의 이유가 있지 않은 이상 설명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조국 같은 사람에게 법치를 논하는 법무부 장관을 맡기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충청도의 민심도 심상치 않다”며 “조국이 물러나지 않는 이상 민심은 돌아서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상북도 구미에서 온 이홍순(61)씨는 “우리나라의 정의와 상식이 실종됐다”며 “조국은 검찰개혁을 외치지 말고 본인의 도덕성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우리나라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어 남편과 함께 올라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을 화나게 하지 말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북구에 사는 이운석(38)씨는 “오늘 근무하는 날인데 대휴까지 쓰고 나왔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주 광화문의 물결을 보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많은 의혹에도 조 장관을 임명해야 했다면 그 이유를 국민에게 소명하는 자리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며 “자녀의 입시에도 권력을 이용한 사람에게 검찰 개혁을 맡길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 중 일부다. 작금의 우리나라 상황과 비교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입니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습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습니다.”
강현주
기자oldage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