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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 대기자, 5년간 1만명 대기중 사망

뇌사 장기기증·가족동의율 감소추세 "기증자·가족 예우 등 제도개선 필요"
지난해 9월 5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의 '제5회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에서 장기이식 유가족 대표인 강호(오른쪽) 회장이 장기이식을 받은 이종진씨의 심장소리를 들은 후 포옹하고 있다.

장기 이식 대기자가 해마다 늘면서 올해 3만9000명에 달했지만 뇌사 기증자는 감소추세를 보여 최근 4년6개월간 1만명 가까운 환자가 기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났다.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한국장기기증조직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기 이식 대기자는 2015년 2만7444명에서 올해 6월 3만8977명으로 약 42%(1만1533명) 증가했다.

그러나 뇌사 장기 기증자 수는 2015년 501명에서 2016년 573명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449명, 올해 6월 213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기증의사를 확인한 가족이 최종 동의한 비율(가족동의율)도 2015년 51.7%에서 지난해 36.5%, 올해 6월 31.5%로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뇌사 기증률은 지난해 인구 100만명당 8.66명으로 스페인 48명, 미국 33.32명, 이탈리아 27.73명, 영국 24.52명 등 해외 주요국보다 낮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는 2015년 1811명에서 2016년 1956명, 2017년 2238명, 지난해 2742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6개월만에 1156명이 기증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4년 반동안 9903명이 사망했다.

남인순 의원은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홍보를 강화하고 본인 기증희망 서약에도 불구하고 기증 시 가족 동의를 얻어야하는 이중 규제를 개선해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기증을 위한 서류발급권한을 장기구득기관에 부여하고 기증현장의 의사·간호사와의 협력 강화, 뇌사판정 절차 등 복잡한 기증 절차 간소화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가족에 대해 장기 등 기증자에 대한 장제비 360만원과 진료비 180만원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추모공원 조성과 추모행사 등 모든 기증자 유가족들에 대한 추모 및 예우사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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