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6%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0.2%포인트(p) 높은 2.2%로 예상했다.
IMF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2차례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있다. 1월과 7월에는 수정보고서로 주요국들의 성장전망치를 조정하지만, 한국은 포함되지 않는다.
IMF는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6%, 내년 2.8%로 제시한 바 있다. 6개월 만에 발표한 이번 보고서에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6%포인트씩 내린 것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0.3%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2.5%로 전망했지만, 3개월 만에 2.2%로 내려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6%에서 2.4%로, LG경제연구원은 기존 2.3%에서 2%로 내렸다.
IMF는 대외여건 악화로 우리나라를 둘러싼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미·중 무역갈등 파급효과 등으로 하향 조정됐다는 설명이다.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와 유사한 경제구조를 가진 독일, 싱가포르, 홍콩 등도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내려갔다. IMF는 독일의 성장률 전망을 지난해 10월 1.9%로 잡았다가 1년 만에 0.5%로 1.4%p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싱가포르는 2.5→0.5%로, 홍콩은 2.9→0.3%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제성장 가능성을 어둡게 봤다.
세계 경제성장률도 2009년 이후 최저치인 3.0%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지난해 10월 세계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가 올해 1월 3.5%, 4월 3.3%, 7월 3.2%로 낮춘 바 있다. 1년 사이 4번째 낮춘 셈이다.
IMF는 지난해 2~4분기 세계경제가 급격한 둔화 이후 미약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위축, 무역갈등 및 지정학적 긴장, 금융시장 심리 악화, 신흥국의 경기회복 불확실성, 중국·미국 경기둔화 전망, 정치적 불확실성, 디스인플레이션 압력, 기후 변화 등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유로존·일본·한국 등 선진국들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1.7%로 전망했다. 중국·인도·브라질·멕시코 등 신흥개발도상국 성장률은 올해 3.9%, 내년 4.6%로 봤다.
IMF는 보고서에 각국에 대한 개별적인 정책 권고는 하지 않았다. 다만 다자협력, 성장회복을 위한 거시정책,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MF는 "무역·기술 갈등 해소를 위한 국제 협력 강화, 국제조세, 금융 규제 개혁, 글로벌 금융안전망, 기후변화 등 분야에서 공조해야 한다"며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함께 거시 건전성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용성 및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