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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를 살아온 석학의 지혜

12월 4일 인천순복음교회서‘김형석 연세대 전 명예교수’특강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개교 21주년 기념 ‘윤리적 가치로써의 효’주제로 920년 북한 대동 출생, 올해 99세, 나이 들수록 ‘일·취미생활·독서’ 중요 60세까지는 사회가 나를 키우지만, 60세 이후는 내가 나를 키워야 한다
성산효대학원대학교(총장 최성규 목사)는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 인천순복음교회(최용호 위임목사) 대성전에서 개교 21주년을 기념해 김형석(99. 사진) 연세대 전 명예교수를 초청해 ‘윤리적 가치로써의 효’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한국의 3대 철학자로 꼽히는 99세의 노교수는 약 1시간에 걸친 특강을 통해 단순히 ‘효’라는 명제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삶’에 대해 그리고 국가와 민족, 종교에 이르기까지 통찰력 깊은 그의 생각을 담담하게 들려줬다.  
다음은 김형석 교수의 특강 주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국가의 탄생부터 신생·후진 국가를 거쳐 현재까지 세번의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부터 전두환 대통령때까지 군대와 경찰, 즉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신생·후진 국가 시대였고 김영삼 대통령 취임 후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법이 지배하는 법치주의 즉 ‘법 앞에서 평등한 사회’가 됐는데 이 배후에는 정부가 있습니다. 

법치주의라는 토대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흔히 ‘갑질’로 표현하는 상하관계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공산주의에서 말하는 좌파적 정의는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 등 기독교 국가는 평등한 사회가 아닌 모든 사람이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나라, 자유를 위해 정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유교, 불교, 기독교 정신 바탕위에서 종교적 도덕, 한단계 더 높은 인간애에 대한 정의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것입니다.

법치국가 이후에는 질서가 지배하는 ‘질서국가’입니다. 하지만 행복하게 자유롭게 잘 사는 나라인 ‘질서국가’가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무엇이 질서사회일까요? 교회와 교육이 질서사회를 만듭니다. 윤리와 도덕이 제일 중요하고 ‘효’야말로 질서사회에서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 ‘효’가 중요한 것입니다.

자녀가 독립하고 직장에서 은퇴하는 나이인 60세는 사회인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60세에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면 인생은 끝나는 것입니다. 60세부터 더 값있게 살아야 합니다. 계속 성장하는 노인들이 사회질서를 찾아주어야 합니다.

나이들수록 일과 취미생활과 독서가 중요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합니다. 60세 이후 놀면 30년을 잃어버리지만 일한다면 행복하고 더 가질게 있는 삶이 됩니다. 그래서 나이 들어도 꼭 돈을 버는 일이 아니더라도 하루 2~3시간 자원봉사같은 일을 해야 합니다.

둘째 어떤 분야가 되었든 쉬지 말고 독서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성장하는 방법이 공부하는 것입니다. 
셋째 취미활동을 해야 합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60세까지는 인간적으로 미성숙한 시기입니다. 성장하는 동안이 행복합니다. 60세에서 75세까지는 누구나 성장하는 시기이고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는 나이입니다. 75세까지 앞에서 말한 세가지 방법으로 노력하면 90세까지는 더 성숙해지고 발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도 일례로 철학적 무게가 있는 저서는 거의 대부분 70대때 썼습니다. 언제가 가장 행복했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70대라고 대답합니다. 

60세까지는 사회가 나를 키우지만 60세 이후부터는 내가 나를 키워야 합니다. 콩나물에 물을 주는 것처럼 끊임없이 책을 읽고 사회, 나라, 정치에 관심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사회와 나라, 그리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는 순간 사회에서 버림받게 됩니다.

60세에서 90세까지 사회질서를 위한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입니다. 책을 읽으면 정신적으로 풍부해서 후배들에게 물려줄게 많습니다.

시골 동네에서 처음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아버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가정을 걱정하면 가정 수준의 사람, 직장 생활을 시작해 직장 걱정을 하면 직장 수준의 사람이 되지만 국가와 민족을 걱정하면 자신도 그만큼 성장하게 된다.”

그때는 무슨 말씀인지 몰랐지만 지금은 이해합니다. ‘이웃과 직장과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무엇을 더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사람은 정년과 함께 끝나지만 국가와 직장을 더 걱정하는 사람은 국가와 직장과 더불어 남게 됩니다. 내가 나를 위해 하는 일은 남지 않지만 더불어 살면 행복해집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섭리이며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성실한 사람은 악마가 유혹하지 않으며 하느님도 버리지 않습니다. 성실한 사람이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겸손해지면 크리스천이 되며 그러한 사람이 크리스천다운 크리스천이 되는 것입니다.
     강현주 기자 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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