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부 부처 불참 속 ‘강제북송 TF’ 출범… “국정조사 추진” “국가 살인행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북송 어민들 고문당할 가능성… 국제법상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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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단체총연합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귀순 탈북자 강제추방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
정부가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7일 오후 3시 10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것과 관련해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추방 사실도 정부 관계자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우연히 알려진 것으로 정부가 사건을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14일 정부의 탈북자 북송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제북송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지만 그 첫 회의에 관계 부처 아무 곳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해 책임자를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TF 첫 회의에서 “탈북민의 불법 강제 북송 우려가 있어 풀어야 할 의혹이 있다”며 “북한 정권의 눈치보느라 북한 주민의 인권은 외면하는 것이 이 정부의 모습이다”라며 TF를 구성한 이유를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은재 의원도 “믿을 수 없는 허무맹랑한 내용이 너무 많다”며 “당시 배에 탄 16명은 러시아와 일본 등 먼 곳을 갈 정도로 기골이 장대한 뱃사람이었는데 이들을 망치로 때렸다면 조금이라도 다친 흔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TF위원을 맡게 된 이 의원은 “살인사건에 실제 가담했는지 조차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 귀순의사를 무시하고 서둘러 강제 추방한 것”이라며 “살인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를 동조한 문재인 정권과 뭐가 다르겠나”라고 일갈했다.
한편 국제법 위법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우리 정부의 최근 북한 어민 2명 송환과 관련해 “국제법적으로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부국장은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 게재 성명을 통해 이같이 비판한 뒤 “그들이 북한의 극도로 잔혹한 사법 시스템에 의해 고문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한국 당국은 두 사람에 대한 혐의를 철저히 조사하고 북송에 이의를 제기할 충분한 기회를 보장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HRW는 아울러 이번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는 어떻게 이같은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당국은 이 사건 조사와 수집된 증거, 사건을 대표할 기회와 시간을 가진 변호인 접견 여부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경우 고문 또는 다른 학대에 직면하지 않으리라 결론을 내린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고도 했다. 우리 정부가 북한 어민들을 우리 법 시스템에 의해 기소할 수도 있었다는 게 HRW의 논리다.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정한 헌법에 따라 이들에게 국내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HRW는 “국제 난민법은 수용국 밖에서 비정치적 중대 범죄를 저지른 난민 신분의 개인은 배제하지만, 인권법은 난민이든 아니든 그 어떤 사람도 고문을 받을 상당한 위험이 존재할 경우 해당 국가로 돌려보내지 못하도록 한다” 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앞서 북한 어민 송환과 관련해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북한이탈 주민법상 보호대상이 아니고 우리 사회 편입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 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 밝힌 바 있다.
HRW는 결론적으로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두 어민의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한 책임 있는 당국자들을 조사해야 한다” 며 “미래에 고문과 다른 학대가 예상되는 국가로 송환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도록 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 요구했다.
강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