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영하 20도의 추위가 살을 파고든다.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마음까지 추워진다.
이럴 땐 따뜻한 말과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그립다. 이런 연말, 바쁘다는 핑계로 놓쳐버린 일들이 많다.
그중에 서울역이나 시청지하도에서 또는 달동네 냉방에서 겨울을 나는 독거노인들과 노숙자들도 있다. 크리스천이라면 길바닥에서 삶을 이어가는 이들과 ‘따뜻한 국밥 한 그릇’나눌 용기와 가슴이 있으면 좋겠다. 한국교회에는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붇돋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지금 필요하다.
구랍 13일 ‘불금’이라 불리는 저녁, 서울역에서는 노숙자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국밥’ 행사가 열렸다.
이 일은 1992년부터 굶주림없는 세상을 위해 무료급식과 숙소를 제공해온 ‘사단법인 참좋은 친구들’(이사장 신석출)’과 한국교회를 섬겨온 목사님들과 실무자 사무총장 등 한국교회 브레인들이 나선 것이다.
한국교회 섬김운동본부(약칭, 한교섬)는 2003년부터 16년동안 ‘노숙자 침낭전달하기’와 ‘홀사모 김장김치나누기’등 여러 모습으로 이름없이 빛도 없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며 남모르게 봉사해왔다.
한 때는 ‘한국기독교 섬김운동본부’(대표 박상훈 목사)라는 이름으로 조직을 구성하기도 했지만, 다시 ‘한국교회 섬김운동본부’로 이름을 변경하며 누구나 함께 참여하는 수평적 단체로 거듭났다. 매서운 추위도 이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한교섬의 ‘따뜻한 국밥 한그릇’은 한국교회의 섬김 회복운동이다. 매년 영등포 노숙자나 서울역 노숙자 등 소외된 이웃과 마음을 나누며 사랑의 섬김과 봉사를 한다는 것은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훈훈한 미담이다.
이런 섬김 회복운동의 주요 멤버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승한 목사,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과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신광수 사무총장, CBS기독교방송 윤기화 이사, 한국교회언론회 심만섭 사무총장, 미래목회포럼 박병득 사무총장, 고려대의과대 엄창섭 교수 등이 참여하였다. 금년은 화성 섬기는 교회(담임 김종수목사)의 자원봉사자 10여명이 배식에 함께 하여 500여명의 식탁 봉사를 도왔다.
이날 식사에 앞서 이효상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는 찬양대의 찬양후 신광수 사무총장이 “오늘 이 자리가 예수님의 사랑으로 오병이어가 살아나는 현장이 되었으면 한다”며,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는 사마리아 사람들이 되게 하시고, 그래서 한국사회가 다시 일어설 희망이 있기를”기도 했다. 화성 섬기는 교회 김종수 목사는 ‘믿음으로 삽시다’라는 말씀에서 “알 수 없는 고난이 연이어 생기면 우리는 하나님을 원망하고 멀어 진다”며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을 버리는 일은 있어도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는 일은 결코 없다”고 전했다. 이어 “험한 세상에서 세상 탓, 환경 탓, 사람 탓 하지 말고 믿음으로 살 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다고”고 전했다.
이승한 목사의 축복기도가 있은 후 참석자들은 “여리고 언덕에서 강도만나 경제적으로, 육신적으로 소외당하는 이들의 억울한 자리로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아픔에 관심을 가져주고 함께 나누며 붙들어 주므로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식탁이 되면 좋겠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삶의 섬김으로 꾸준히 전파해 온 지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하는 ‘한국교회 섬김운동본부(02-744-5004)’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할 예정이다. 매년 마음을 나누고 봉사하는 일에 참여하기 원하는 단체나 교회는 언제든 동참할 수 있다.
노숙자 김 모씨는(72세) “노숙자가 될 팔자가 따로 있나요?”라고 물으며, “경제가 어렵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인지 노숙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며 “연말 행사로 바쁠텐데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준 것이 너무도 감사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승한 목사는 “우리는 흔히 ‘노숙인’, ‘독거노인’이라고 하면 관심밖의 사람으로 취급하는데, 저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꿈과 소망이 있었고 가족과 친구들과 웃으며 지냈던 행복한 삶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 삶에 애정을 갖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효상 원장도 “섬김의 자리에서 예수님처럼 사역할 때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회복되는 은혜를 입을 것 같다”고 밝혔다.
거리에 캐럴이 울리고, 상품이 되어버린 ‘성탄’트리며, 장식조명이 휘황할수록, 노숙ㆍ독거ㆍ실직ㆍ비정규의 멍든 가슴이 더욱 쓰라릴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교회가 ‘한교섬’을 통해 전하는 작은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섬김을 회복하는 ‘밥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