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글을 쓴 노재환 목사님은 삼성에서 11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그는 입사면접과 컴퓨터 한글 모니터개발전시를 격려하기 위해 코엑스를 방문하셨을 때 유일하게 이병철 회장님과 대면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백만장자의 질문’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회장님이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궁금해했던 질문에 철학적 접근 혹은 신학적 접근보다 오히려 중학생 같은 편안한 마음의 시골 목사로서 이 회장님의 질문에 답하고저 한다고 밝혔습니다.
독자의 흥미를 위하여 대화 형식으로 각색하였습니다. 앞으로 10회에 걸쳐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 이병철 회장이 묻고 철학자 김용규 박사가 답하는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 통찰을 담은 저서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1987년 타계하기 직전 남긴 신과 인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 24가지를 다룬 책입니다.
노재환 목사 회장님 이렇게 연세가 많으시고 누워 계시니 이루어 놓으신 업적에 대해 보람도 있으시겠지만 인생무상도 느끼고 계시지요?
이병철 회장 그렇다 마다.
노 목사 제가 신입사원 시절 회장님이 기흥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하셨을 때 세상 사람들은 “반도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회장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판단이 흐려 그간 이루어놓으신 업적이 다 수포로 돌아가는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어요. 더 솔직히 말하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결국은 이 회장이 자기가 일으킨 삼성을 다 말아 먹고 돌아가시겠구먼.
이 회장 아 그래. 내 일본의 친한 친구가 한국 같이 자원이 없는 나라는 반드시 반도체를 하여야 한다고 내게 이야기 해줘서 여기에 집중했지. 자네도 알다시피 삼성 사훈이 ‘인재 제일 사업보국’ 아닌가. 우리 젊은이들이 머리가 좋기에 반도체에 적합하고 부존자원이 우리나라가 없기에 사업 보국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지.
노 목사 회장님 오늘은 그런 머리 아픈 이야기 말고 이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신 것에 제가 아주 쉽게 답하고자 합니다.
이 회장 김수환 추기경한테 물어봐도 시원한 답변을 내가 못 받았는데 들어나보세.
노 목사 회장님 첫 질문이 신이 아니 예수 믿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있음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궁금해 하셨지요.
이 회장 그래 하나님이 있다는 증거를 한번 제시해 보게.
노 목사 회장님이 젊었을 때 삼성상회를 창업 하시고 결국 오늘같이 이렇게 삼성그룹을 이루지 않으셨습니까.
오늘의 삼성 아니 이 반도체 최고 사 업은 누가 이룩 했습니까? 회장님이 아니십니까?누군가가 뜻을 세우고 목표를 가지고 이루어 놓지 않고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일본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시설을 만들고 생산하고 판매하여 계속 발전시켜 오늘에 이른 것이 아닙니까.
만물은 반드시 창조자 또는 기안자가 존재하지 않겠습니까. 삼성의 창업주는 회장님이 아니십니까. 회장님이 안 하셨으면 삼성은 없습니다.
회장님이 안 하셨으면 반도체를 누가 만들겠습니까.
모든 만물은 반드시 지은 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들이 늘 끼고 다니는 성경 책에도 제일 첫머리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은 하나님이 있다는 증거를 대라하는 거 아닙니까.
회장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회장님이 계셨다는 증거를 누가 대라 하면 회장님 사진을 보여 드리고 삼성의 역사책을 보여주고 삼성 반도체를 보여 주고 하면 이해하는 이도있겠습니다만,
그러나 그가 지식이 부족해서 사업도 모르고 반도체도 모른다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이야기로 들려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거져 쉬운 이야기로서 들려준 것이 성경입니다.
이 회장 자네는 교회 다닌다고 또 성경으로 돌아가는 구먼. 성경도 사람이 쓴 거 아닌가?
노 목사 … 아 그러시다면 다른 비유를 제가 들어 보겠습니다. 회장님 우리 지구가 태양을한 바퀴 도는 것은 잘 아시죠.
1년에 태양을 한 바퀴 돌려면 지구는 무척 빠르게 날아가야 합니다. 무려 초속 30km 정도 됩니다 회장님 좋아하시는 골프공 속도는 빨라야 초속 약 100m 밖에 안 됩니다.
골프 공과는 비교도 안 되는 이 무거운 지구가 골프공 보다도 무려300배나 빨 리 날아 갈고 있는 것은 회장님은 잘 아시죠.
도대체 누가 이 지구를 던졌나요. 또 다른 비유를 들어 볼까요. 회장님이나 우리들은 잘 살아봐야 백살 아니겠어요.
왜 200살을 못 살고 500 살은 못 사는가요. 회장님 우리가 만든 반도체를 사용하여 제조한 PC 있지 않습니까. 왜 꼭 220볼트에 꼽아야만 하나요. 300 볼트에 꼽을 수 없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200 볼트만 꼽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설계자와 제작자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한이 가능하듯 삼라만상도 만드신이가 있기에 질서와 제한이 있습니다.
또 그뿐인가요 회장님이나 저나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간 있다가 세상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도대체 이 시간과 규칙을 누가 정했다 말입니까. 우리가 말하는 하나님 즉 신이 정하신 것입니다.
그 뿐인가요. 과일이 가을에 달콤하게 익어갈 때면 노랗게 빨갛게 변해 갑니다. 과일이 다 익었으니 따 먹으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죠.
언뜻 생각하기에 어떻게 식물이 동물들이 눈이 있는 것을 알고 그것도 색깔을 구별해서 따먹기 좋도록 했을까요. 그렇다면 오히려 식물이 동물 보다 한수위라는 결론이 나는데 이는 우리 상식과는 배치되지요. 그래서 식물과 동물을 디자인한 제 3자가 있는데 그를 우리는 하나님, 회 장님은 신이라 하면 안될까요.
이 회장 그래도 신이 신으로서 존재가있으면 들어내야지 왜 안보이나.
노 목사 회장님 존재하더라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보입니다. 회장님이 인재들을 키우기 위해 삼성장학재단 만드셨지않습니까? 경제가 어려운 학생들이 얼마나 고마워했겠습니까. 부모들까지도 말입니다. 그들이 그 은혜를 쉽게 잊어버리겠습니까?
이 회장 고마워했지. 그런데 아이들마다 달라.
노 목사 그런데 회장님 그 은혜가 보입니까? 어떤 학생이 “회장님의 은혜”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냐고 제게 물어오면 전 뭐라고 말할까요? “네가 장학금 받아 등록금냈잖아”라고 핀잔주었을 것입니다.
유무상통이란 말도 있지만 회장님 어쩌면 존재라는 개념도 신에게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은 우리가 그의 존재를 거론할 입장이 못됩니다. 회장님 전 대학에서 물리를 전공했는데요.
인간이 밝혀내고 있는 현대 물리에서 조차도 존재는 정의하기가 애매모호 합니다. 양자역학에서는 오직 슈레딩거방정식에의해 존재가 확률로서만 표시됩니다.
또 회장님께서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 물어보셨는데 아니 회장님도 누가 만나자고 하시면 아무나 만나주십니까?
신도 아무나 안만나 줍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만 만나줍니다. 그래서 성경은 재미있게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함으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고전1:21)고 했습니다.
이 회장 성경은 하나님믿는 사람이 썼으니 당연히 그렇게 적었지. 안 그래?
노 목사 회장님 그것은‘알고 믿는 것과 믿고 아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인간의 지식으로 절대 하나님을 증명할 수 없습니다. 증명할 수 있다면 그분은 하나님이 아닙니다. 회장님께서 아드님께 사주신 그 영리한 맹인견이라 할지라도 어찌 주인인 아드님을 증명해 내겠습니까?
하수가 고수의 수를 절대 이해못합니다.피조물인 인간이 조물주인 하나님을 증명또는 인식한다? 말이 않됩니다.
결론적으로 회장님이 베푼 은혜를 절대 다른 사람은 모릅니다. 오직 은혜를 입은 학생이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는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우리 예수믿는 사람들은 ‘전도’라고 합니다.
이 회장자네 목사라서 그런지 말을 잘해서 내가 반박이 안되네 허허.
그런데 노군 자네도 아까 틀린 게 있어. 골프공 최대 속도는 시속 300km로 초속 80m밖에 안되. 그리고 생각이 났네.
김용규라는 대단한 철학자가있는데 그 양반한테 들었는데 아우구스티누스(354~430)가그랬대 “네가 신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 뭐 그리 놀라운 일인가?
만일 네가 그 분을 파악한다면 그분은 신이아니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자네 말하고 일맥상통하지. 그렇지 우리가 다 이해하고 존재가 증명된다면 그 양반은 신이 못되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만 있는 것도 큰 행운이지.
노 목사 회장님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신 앞에서 미약한 존재인가를 깨닳게되는 믿음의 ‘첫단계’입니다. 그래서 신 앞에서 겸손해져야 신이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이 회장 하기야 겸손한 놈이 내 은혜를 알지. 교만한 놈은 제가 공부 잘해서 장학금받는걸 당연한 걸로 알더라구.
노 목사 바로 그것입니다. 겸손해져야 하나님의 은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