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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와인, 서로 닮은꼴

최중탁 미국 골프 티칭프로(USGTF)의 재미있는 골프이야기 80

'좋은 와인과 스윙은 피니쉬가 우아하고 길다'는 골프명언이 있다.

골프와의 공통점을 말하는 이야기는 많이 있다.골프와 인생 ,골프와 사업, 골프와 여자, 골프와 전투 등등. 일부는 그냥 웃어 보자고 억지로 붙여서 만든 억지 춘향격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사실과 부합되는 이야기가 더 많다.

여기 또 한 가지 확실한 짝이 있는데 그것은 와인이다.
와인과 골프 두 가지는 여러가지 면에서 쌍둥이처럼 닮았고 점점더 친밀해지며 함께 발전해 가고 있다.

다른 술과 달리 와인은 각 브랜드별로 독특한 에피소드와 재미있는 스토리를 지닌 경우가 많다.
골프코스에서도 특정 홀에 가면 재미있는 전설이나 이야깃거리가 있는 곳이 있다.

어떤 홀에 가면 금기시하는 타부나 미신도 있어서 더 흥미롭다.
그 홀의 샷 결과가 나쁘면 그런 타부나 미신 탓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LPGA 투어 공식 와인업체인 켈리포니아 미라수(Mirassou)와인의 데이비드 미라수 대표는 골프와 와인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서 설명했다.

1. 골프와 와인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 좋아한다
2. 골프코스마다 개성이 있듯이 와인마다 독특한 향기가 있다
3. 골프장에 매일 다른 바람이 불듯이 와이너리에도 매년 다른 바람과 태양이 뜬다
4. 오늘 라운드와 내일 라운드가 분명히 다르듯 올해 와인과 내년의 와인도 다르다
5. 바람과 햇빛 등 자연현상에 민감한 골퍼들의 모습은 수만 가지 와인의 맛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6. 좋은 와인을 만들기는 싱글 골퍼가 되는 것 만큼이나 힘들고 파란만장한 우여곡절을 겪는다

 프랑스 최상급 그랑크뤼(Gran Cru)급 와인을 만드는 포도나무는 다른 작물이 자라기에도 어려운 자갈밭 토양에서 뜨거운 태양과 가뭄 혹독한 일교차를 견뎌야 한다.

세계적인 프로골퍼들은 대부분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골프장에서 허드렛 일을 하며 헝그리 정신으로 참고 견디며 자신을 키운 전력을 갖고 있다.

뜨거은 자갈밭의 포도나무 줄기는 1m도 체 못 자라지만 뿌리는 살기 위해 물을 찾아 단단한 돌밭 바위를 뚫고 지하 30m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바위 속의 미네랄과 양분을 빨아들여 포도송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골프가 탄생된 스코틀랜드 링스(Links)지대 는 황무지 땅이다.염분이 많고 종종 파도가 휩쓸고 가서 잔디 이 외의 식물은 자라지 못한다.

최경주 타이거 우즈 벤 호건 같은 선수들은 자갈밭 포도나무나 링스지대 처럼 척박한 환경에서 피어난 골프꽃들이다.

와인애호가들이 점점 더  독특한 향기와 맛이나는 와인에 호기심을 갖듯이 골프애호가들도 항상 새롭고 도전적인 코스를 찾게 된다.
오래된 와이너리처럼 전통있는 코스는 역사의 향기와 많은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와인의 맛과 향은 떼루아(terroir 토양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골프코스에서는 잔디의 종류 벙커모래의 질에 따라 샷의 감각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포도원의 위치에 따라 같은 품종이라도 와인의 맛과 향이 다르며, 입지조건이 다른 코스에서는 동일한 라운드 기분이나 다른 코스에서와 같은 스코아를 적어내기가 무척 어렵다.

골프 챔피언의 술은 와인이다.

골프와 와인의 인연은 무척 오래 전부터 맺어 왔다.PGA The Open 챔피언십에서의 우승컵은 은으로 된  '끌라레 저그'(Claret Jug) 와인 주전자다.프랑스 보르도 (Bordeaux)산  끌라레 레드와인 디켄터의 모양과 같다.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디 오픈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달콤한 포도주를 권하는 뜻이 담긴 트로피다.

산전수전 땀 흘리며 영광의 자리에 오른 우승자는 척박한 땅 뜨거운 태양을 견디고 자라난 포도나무의 열매에서 자신의 모습을 연상하게 되어 더욱 감격하게 된다.

와인의 메카 프랑스 보르도는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와 피와 같은 진한 와인으로 연결되어 있다.

12~15C 까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은 영국 땅이었다.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직전에는 200 여 척의 배가 질 좋은 끌라레를 싣고 지롱드강을 거슬러 영국으로 떠났다고 한다.

보르도 지방이 프랑스로 병합되자 영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끌라레는 매우 비싸졌는데 1860년 첫 디 오픈 챔피언십 직전 양국관계가 회복 되었다.
그래서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십에서도 끌라레를 축하주로 마시게 되었고 그 이후 보르도 와인은 공인된 참피온의 술이 되었다.

이처럼 골프와 와인의 인연은 불가분의 관계로 발전해 왔고 앞으로는 더 가깝게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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