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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가 곧 ‘도깨비 방망이’

최중탁 미국 골프 티칭프로(USGTF)의 재미있는 골프이야기 87

오뉴월 구시월에는 땅 팔고 집 팔아서라도 골프를 치라는 농담이 있다. 무덤으로 갖고 가지 못하는 부동산, 살아있는 동안 최고의 효용가치 최고의 가성비를 느낄 수 있는 곳에 투자하여 인생을 즐기고 가자는 현대적 버젼의 생활철학이다.

자칫 이성을 잃은 본능적 쾌락을 즐기자는 것으로 호도 될 수 있으나 건전하게 친구 친지 가족들과 더불어 삶을 즐기는데 아끼지 말자는 뜻으로 해석해야 옳다. 사는 동안 최고의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라면 땅인들 집인들 무엇이 아까우랴 라는 시각이다.

적당히 일하고 인생도 즐기자는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이라는 신조어도 이런 맥락에서 탄생한 말이다.

과거역사는 반드시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관이다. 춘향이 심청이 이야기는 그 시대로서는 최고 최선이고 가장 옳은 생각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잣대로 재어 본다면 참 어리석은 스토리다. 이들처럼 살려는 여인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의심스럽다.

요즘 친목 동호회나 골프모임 중에 ‘쓰죽회’ 라는 별명이 유행이다.

한 마디로 남김없이 실컷 쓰고 죽자는 모임이다. 즐거운 일이라면 남을 위한 일이든 자신을 위한 일이든 돈을 아끼지 말고 있는 돈 다 쓰고라도 그만한 가치를 느낀다면 후회없이 쓰자는 주장이다.

과연 누가 이들에게 침을 뱉을 수 있을까. 박수 받을 멋진 일로 여기는 것이 현대사회의 새로운 가치관이다.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를 현대적 버젼으로 비틀어서 다시 쓴 것이 있다.

‘개미는 평생 일만 너무 열심히 해서 척추와 팔 다리 관절이 심하게 손상되어, 노후를 병석에 누워서 불쌍하게 보내다가 죽었다.

베짱이는 일은 않고 노래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가수가 되었고, 판을 몇 장 내서 힛트가 되어 그 저작권 수입으로 말년을 즐겁고 풍족하고 건강하게 지냈다’는 정반대의 이야기다.

현대판 ‘토끼와 거북이 경주’도 있다.

‘거북이는 평생 쉬지 않고 뚜벅뚜벅 걷기만 해서 인생의 종착역에는 먼저 도착했으나, 쉼이 없는 삶, 평생 즐거움이나 낙을 못 누리고 산 것을 후회했다.

토끼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산천구경에 꿀맛같은 낮잠 휴식도 즐기다가 보니 어느새 인생 종착역에 늦게 도착했으나 결코 그의 길을 후회하지 않았다’

옛날에는 저축이 미덕이었다.그러나 현대는 여윳돈이 있다면 많이 쓸 수록 사회적 경제적으로 자본의 순환기능 측면에서 큰 미덕이고 애국이다. 땅이나 금고 속에 묻어 두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죄악이라 할 수 있다.

골프는 즐기는 동시에 건강도 따라와서 장수에 큰 도움 되는데,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만 있다면 인생 최고의 투자처가 아닐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하지 않던가. 땅과 집을 갖고만 있으면 건강에 직접 도움이 될까.

골프와 건강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18홀 라운드는 45분간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가 있다. 백을 메고 18홀을 걸으면 2시간 정도 달린 효과, 캐디와 18홀을 걸으면 1,527 Cal, 카트를 타면 603 Cal가 소모된다.

연습장에서 스윙연습은 척추를 축으로 꼬았다 풀었다 하는 상체운동이다. 상체근육과 중추신경을 자극함으로 유연성과 성기능 향상에도 아주 효과적이다. 또 많이 걷는 라운드 일수록 평균 심장박동수가 증가하여 유산소 운동효과와 심장근육이 강화된다.

집에서 쫓겨나도 공을 치라는 골生골死 골프광들의 너스레도 있다.
주말 ‘골프과부’라는 불행한 단어는 가족을 혼자 집에 두고 주말에도 골프장으로만 다녀서 생겨난 신세 한탄적 신조어다.

최악의 경우 이혼을 당하더라도 골프와 다시 결혼해서 제 2의 인생, 건강장수하며 즐거운 여생을 누릴 수가 있다고 강변한다.

반대로 골프를 안 쳐서 이혼 당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가족이 함께 필드에서 즐기고 대화하면 건강도 좋아지는데, 주말이면 집안에서 낮잠이나 자고 밤늦도록 술이나 퍼마시고 다닌다면 화목할 리가 없다.

노는 물이 하급수요 사교의 폭도 좁고 레벨이 다운그레이드 되어서 삶의 질은 떨어진다. 이런 꽁생원 배필과 불행한 일생을 함께 살아야 할까.

가장 옳고 최선의 선택은 가족이 함께 골프를 즐기며 함께 건강한 생애를 꾸리는 것이다. 취미가 같으면 평생 대화꺼리가 풍부해지고 공감대가 넓어져서 상호이해의 폭이 넓고 깊어진다.

‘금 나와라 뚝딱’ 도깨비 방망이를 본 적이 있는가. 골프백을 열어보라.
거기에 가족의 행복을 만들어 주는 도깨비 방망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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