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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 3월 학기제 9월 전환 절호의 기회

3월 학기제 OECD 국가 중 호주, 韓, 日만 채택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대부분 9월 학기제 채택
일부 “교육부, 후회말고 소신갖고 적극 추진해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교육계와 일부 정치권에서 9월 신학기제 도입 시기라면저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9월 학기제란 가을 학기제라고도 불리는데 가을에 해당하는 9월에 새학년 새학기를 시작하는 제도를 말한다.



9월 신학기제는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전 세계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남반구인 호주를 빼고 우리나라와 일본만 봄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1년 이후 53년간 3월 학기제를 고수해왔다.
여권 유력인사들이 이 같은 9월학기제 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와 교육당국은 일단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21일 “만일 코로나19로 개학이 더 늦어진다면 이참에 9월 신학기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역발상이 나온다”며 “매년 단계적으로 조금씩 늦춰서 2~3년에 걸쳐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9월학기제는 장점이 적잖은 걸로 평가됐지만 전환시 비용과 혼란 등을 고려, 번번이 검토만 한 끝에 현실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례없는 학사일정 차질을 빚은 지금이 오히려 개혁의 적기일 수 있다는 제안이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2일 “개학이 다시 연기되는 비상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플랜으로 9월 신학기제 전환을 검토해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지사가 “역발상”을 소개한 내용은 김 전 원장의 주장과 같다.

경기도교육청도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제안한 ‘9월 신학기제’와 관련한 정책 검토 및 공론화를 위해 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정 교육감은  페이스북에 “김경수 경남지사께서 이번 기회에 3월에 시작하는 1학기를 9월로 변경하자는 의견을 말했다”며

“지금 코로나19 와중에 이 논의를 한다는 것은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학제개편을 위해서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교육계에서는 끊임없이 9월 학기제 주장이 있었고 이에 관한 연구도 많았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월학기제의 장점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금의 3월입학제보다 여름방학이 길고 겨울방학이 짧아진다. 야외활동이 가능한 여름에 체험학습 등 다양한 경험기회가 늘어난다.

해외유학생의 국내 유치시 이른바 ‘싱크로’도 맞다. 주요 선진국들은 대부분 9월이 신학기다.

이에 과거 정부때도 꾸준히 검토한 메뉴다. 문제는 과도기에 학년이 겹치는 등 학교현장의 혼란, 조 단위로 추산되는 전환비용과 같은 디테일이다. 과도한 입시경쟁 개선 등 다른 과제도 많다는 점에서 국민 여론이 결집되기 어려웠다.

9월학기제를 도입하자는 찬성 측은 몇 년에 걸쳐 조금씩 입학시기를 늦추자는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4월 입학을 전제로 내년부터 3년간 5, 6, 7월로 입학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 7~8월 여름방학을 고려하면 예측가능성을 키우면서 5년 후엔 9월학기가 가능한 셈이다.

9월 신학기제 도입 문제는 과거 김영삼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논의되다 교육,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여 중도에 중단된 사례가 있다. 

 2006년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는 9월 학기제를 2011학년도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으나,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해 결국 변경하지 못했다. 교육, 사회적 부담 너무 크고, 정부회계연도와 교육회계연도 상이 문제 등 여러 장애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014년에도 당시 교육부가 경제정책방향의 일환으로 교육 분야에서 9월 신학기제 도입 논의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학기제 변경은 단지 학교의 교육과정, 학생들의 교육활동의 변화를 넘어 한국의 사회 체제 내지 ‘대한민국의 시계 방향’이 바뀌는 중차대한 사안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9월 학기제 전환을 위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것은 교육계는 물론 국가, 사회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며 각계각층의 가감 없는 다양하고도 민주적인 논의후 단계적인 전환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강현주 기자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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