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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지 묘터에서 나타나는 현상

2020년 윤년에 재조명 해 본 風水地理

풍수지리에서는 명당과 흉지(凶地)가 사람의 운명까지도 좌지우지한다고 보는데, 그렇다면 사후(死後)의 거처인 음택(陰宅) 즉 묘지는 어떤 곳이 명당일까.

청명 한식이나  추석이 가까워지면 성묘 또는 벌초를 미리 다녀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무생각 없이 무심히 성묘나 잡목 제거 벌초만 하고 오지 말고 묘지상태를 한 번 유심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성묘를 갔을 때 조상의 묘가 온전하고 잔디가 곱게 자라고 있으면 후손들의 마음은 기쁘고 편안하다.
반면, 잔디가 헐었거나 잡초가 무성하거나 묘에 들쥐 등의 구멍이 뚫려 있으면 왠지 불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묘터가 좋지 않을 때 즉 흉지일 경우에는 여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외관적 징후들을 잘 살펴보고 왜 이런 흉한 일이 생기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풍수적으로 알아보자.
우선 무덤에 잔디가 전혀 자라지 않고 붉은 흙이 그대로 보이는 경우는 흔히 말하는 좌향(坐向)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坐는 시신의 머리 방향을, 向은 시신의 다리 방향을 말한다.

이런 잘못을 풍수에서는 용상팔살(龍上八殺)이라고 한다. 무덤 속에 살기가 스며드는 것을 가리키는데 산맥이 내려온 방향과 시신을 안치한 좌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풍수적으로 용상팔살에 걸린 묘는 후손들이 암이나 당뇨 신장병 등에 걸리고 재난을 당해 하루 아침에 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럴 경우에는 즉시 좌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봉분(封墳)에 금이 가고 갈라지거나 가라앉는 경우도 볼 수 있으며 이는 묘 아래쪽으로 수맥(水脈)이 흐르기 때문이다. 수맥은 외부의 물을 끊임없이 끌어 들이려는 성질이 있어 그 위의 봉분이 가라앉는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다.

또 봉분(封墳)이 갈라지는 것은 달의 인력에 의해 봉분 아래에서 일종의 밀물과 썰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하에 수맥이 지나가면 유골은 검게 변하며 후손이 편치 못하다고 한다. 이럴 경우에는 좌향을 고쳐 잡아 수맥을 비껴나는 것이 최선이다.

봉분에 물풀(이끼)이나 쑥대 같은 식물이 덮였을 경우도 묘 속에 물이 차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면 봉분에 쌓은 흙과 잔디 뿌리 사이에 서릿발이 돋으면서 잔디 뿌리가 들어 올려지게 된다.

봄에 서릿발이 녹으면 봉분의 흙과 잔디 뿌리 사이가 들떠 빈 공간이 생기면서 잔디 뿌리가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어 잔디는 말라죽는다. 그 대신 말라죽은 잔디 사이로 이끼나 쑥대가 빼곡히 들어차게 된다.

이런 묘터에서는 시신의 육탈(肉脫;피와 살이 썩어 뼈로부터 분리되어 없어지는 것)이 되지 않으며 후손에게 큰 재앙이 따르므로 조속히 이장해야 한다. 봉분의 호석(護石;둘레석)이 벌어지거나 갈라지는 경우도 역시 묘 속에 물이 차 있기 때문이다.

광중(壙中;시신을 묻는 구덩이)의 물은 겨울이 되면 얼어 부피가 커지는데, 이 때문에 호석의 짜 맞춘 부분이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갈라진 틈 사이로 흙이나 이끼가 배어 나오는 것도 볼 수 있다. 이 역시 이장을 해야 한다.

묘에 구멍이 뚫렸거나 개미집이나 벌집이 있는 경우 역시 묘 속이 습하기 때문이다. 개미집이 있는 공간으로부터 지하로 약 6자(180cm) 밑에는 반드시 물이 있음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기도 하다.

봉분에 생긴 구멍은 보통 뱀, 두더지, 쥐가 들어간 흔적이며, 특히 뱀은 피부로 숨을 쉬기 때문에 건조한 곳에서는 살지 못한다.

봉분에 뱀이 드나든 구멍이 있다면 그 묘 속이 습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유골은 검게 변하며 이장이 최선이다.

주변의 나무가 묘 쪽 또는 바깥쪽으로 많이 기울었을 경우는 지층이 심하게 움직인다는 징후다. 이를 풍수에서는 도시혈(盜屍穴)이라 부르는데 시신이 뒤집히거나 관이 이동되어 이장 시에 시신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매우 흉한 곳으로 필히 이장해야 한다. 봉분의 한 쪽에 잔디가 벗겨지거나 움푹 팬 경우는 그 방향으로 계속해서 바람이 불어 닥치기 때문이다.

바람은 자연의 순환을 돕는 생명의 기운이긴 하지만, 한 방향에서 계속 불어온다면 흙과 초목의 수분이 증발해 잔디가 말라죽는다. 이것을 팔요풍(八曜風)이라고 한다.

묘지 주위에는 곡장(曲墻 : 무덤 뒤에 둘러쌓은 나지막한 담)을 두르는데 이는 바로 묘에 불어 닥치는 바람을 막기 위해서다. 산줄기가 뻗어 내려온 방향과 주변 산세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 다를 수 있다.

팔요풍이 들면 유골은 까맣게 변해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한 조각도 없이 사라진다. 풍수에서는 이럴 경우 보통 자손이 끊어 지거나 후대에 가문이 쇠퇴한다고 본다. 이 경우에는 곡장을 더 높게 또는 더 길게 쌓거나 나무를 심어 바람을 막아 주면 된다.

세월이 지나면서 산소의 주변 환경도 조금씩 변하는데 이런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 보면 흉지인지 또는 길지(吉地)인지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묘의 상태를 항상 잘 살펴 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주택을 수리하며 살듯이 조상들의 거처인 묘지 역시 잘 살펴서 이상이 있으면 손을 보고 보수하는 것이 후손들의 도리다.

성묘나 벌초 때만 아니라 사계절 묘지를 살펴보고 이런 점들을 꼼꼼히 찾아서 화(禍)를 예방하고 복(福)을 불러 들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따라서 풍수지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는 현대인에게도 꼭 필요한 상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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