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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사랑하는가, 먼저 인격이 되라

夏•林•散•策 - 박하림(수필가, 전 (주) 휴비츠 고문)
제목의 격문은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질타 중 한 구절이다.
 도산께서는 우매한 지도층과 민중을 향해 이렇게 질타한 적이 있다.

“우리 가운데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자신이 왜 인물 될 공부를 아니 하는가.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대가 건전한 인격’이 되라.”

 대체 인격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으로 살아감에 있어 스스로 책임질 자격을 가진 독립된 개인으로 품격(dignity)을 의미한다.

그건, 한 마디로 ‘사람다운 것’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덕(德 arete)을 갖추는 것이다. 그 덕이란 인간이 소유하여 발휘할  탁월성과 신체의 건강과 강함을 의미한다.

그러한 덕을 소유하되 건전하게 쓰여야 하는 바 그런 덕을 ‘명덕 明德’이라 했다. 그건 큰일은 속이거나 외면하고 작은 일은 크게 떠벌리고 싸우는 소인배들이 타고 가는 소승(작은 수레)이 아니라 큰일을 책임지고 협동하는 큰 수레(대승)를 탄 대장부들의 덕이다.

명덕이란 본시 사람의 본성인 인의예지(仁義禮智)에서 우러나는 덕으로 공명정대한 덕행의 근간이다.

우리의 현실이 어리석어 쓸모가 없는 치룽구니 정치인이나 지도자가 너무 많아 정치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그 좋은 예가 도무지 대통령이 멋지고 지혜로워 재임시절엔 박수를 받고 퇴임 후에는 그리워하는 그런 대통령이 없는 것이다.

입법부의 의원 자질 역시 신뢰하고 존경할만한 품격을 소유하고 그런 만큼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의원이 그리 많지 않다.

자기 신념에 입각해 견지하는 사상에 있어서도 공명정대하지 못한 지도급 인사들이 적잖다.

겪을 만큼 겪었고 현실세계에서 명백한 목도를 통해 실상이나 그 문제점을 능히 파악했음에도 사상적 고집이 여전하여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과제조차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념적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언제 이념적 편협함에서 벗어나는 인격을 갖추려는지 모를 일이다.

근자에 노동단체가 부쩍 격렬하게 매도하는 시장경제의 모순과 불평등한 노동 때문에 대안이 없는 반 기업정서가 만연되는 현실이 자못 우려스럽다.

우리가 개탄하는 것은 노동단체가 국가경제라는 대의를 생각하기 보다는 단체의 이해 위주로 행동한다는 사실이다,

즉 노동운동지도자들이 권리의무의 주체로서의 책임의식이 결여돼 기업이 망가지면 국가경제나 국민의 삶의 질이 얼마나 망가질지는 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품격이 낮은 노동운동의 원인은 그 지도자들이 인격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그런 유의 지도자들, 경제적 불평등이 전적으로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자본주의경제의 모순에 기인한다고 믿는 정의구현 사도들이 국가경제정책으로 내세우는 목표에 소득주도성장정책이라는 게 있다.

소득이란 기업이 성장하면 함께 증가하는 하는 것으로 소득이 이익으로 많이 나 (가처분소득) 분배를 많이 하려면 성장이 달성돼야만 가능하다.

그건 극히 기본적이고 누구나 아는 이치요 원리다. 그런 맥리에 입각하지 않았다면 그 목표는 위선이다.

그건 마치 공산주의의 아버지인 칼 맑스가 그토록 증오하는 자본가인 엥겔스의 재정지원으로 영국에서 저서 자본론을 완성, 출판한 모순과다를 바 없다.

그가 꿈꾼 무산계급에 의한 혁명으로 지상에 평등한 사회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언적 이상은 모순과 위선에 찬 허구였음이 과거세기 내내 증명되었다. 

또한 그런 모순 못지않게 그는 비루한 인격의소유자였다. 그는 소위 착취만 당하고 사는 무산계급의 혁명을 통해 노동자계급이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유산계급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음에도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부리는 힘없는 가정부에게는 급료를 한 푼도 주지 않아 원한을 샀다.

그는 비천한 인격의 소유자였다. 그런 위선과 인격으로 쓰인 자본론이 과연 진실할지 의문이다.

세상이 갈수록 인격도야는 뒷전이고 위선과 헛구호로 겉만 번드르르하게 꾸미는 요령주의자들에게 장악되어가는 추세를 경계해야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각 개인이 인격이 되자 결의를 다지고 노력해야할 때가 아닌가싶다. 코로나사태로 전 세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데 우리는 국회가 새로 구성되었고 얼마 후에는 대선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분야의 주체와 협동 자들이 명덕을 소유하여 인격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이 나라 장래에 요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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