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골프에서 우리가 무심고 받아 들이고 있는 용어, 규정이나 규격, 홀수, 클럽(채)의 숫자제한, 관습 등에 관해서 그 유래나 동기를 알아 보면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1. ‘GOLF’ 라는 단어의 유래
Gentleman Only Ladies Forbidden (신사만 입장 숙녀입장 금지) 또는 Grass Oxygen Light Friend(잔디 산소 햇빛 친구)를 합성한 단어의 이니셜이라는 그럴듯한 주장은 현대에 와서 끌어다 붙여 만든 말이다.
그 어원을 찾아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여러가지 비슷한 단어가 혼용되고 있었다. 네덜란드어와 스코틀랜드 고어인 gouft, gowfe, 등 10여 개 단어 중 goulf(구프 : 치다) 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최근 골프 역사가들의 중론이다.
1457년 3월 6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국왕 제임스 2세가 군인들의 궁술연습을 독려하기 위해 ‘golf’라고 불리던 운동을 금지시키는 칙령을 내리면서 처음 golf라는 명칭이 공식 사용되었다. 이후 16세기 경에 와서야 이 용어로 공식 통일되어 정착하게 되었다.
2. 기준타수(PAR, 그라운드 스코아)
초창기는 골프장마다 홀 수도 다르고 홀 길이나 난이도 등 천차만별로 특히 스코어의 기준도 없었다.
1890년 영국 코벤트리 골프클럽에 총무로 일했던 휴 로더햄이라는 사람이 각 홀의 기준타수를 정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서 기준타수를 정한 뒤 이를 ‘그라운드 스코어’( 지금의 PAR)라 불렀다.
당시는 보기를 그라운드 스코아로 정했는데 19세기 들어 채(club)의 성능발달로 보기잡기가 너무 쉬워지자 한 단계 높여 PAR를 각 홀의 기준타수로 규정했다.
3. 18홀의 유래
초창기 골프장의 규모는 골프장 부지 여건에 따라 9홀~28홀 등으로 들쑥날쑥 했다.
세계 최초의 공식경기로 우승상금 5파운드가 걸린 1860년 스코틀랜드 Prestwick 클럽의 제1회 전영국 오픈 골프선수권대회도 36홀 경기였다.
18홀의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어느 술을 좋아하는 골퍼가 매홀 팅그라운드에서 스카치 위스키를 한 잔씩 마셨는데 18번 홀 팅그라운드에서 마지막 잔을 마시고 술이 떨어져서 그날 골프를 끝냈다고 한다.
1865년 런던의 로얄 윔블던 CC가 확장공사를 하면서 전후반 10홀 씩 20홀을 예정 했으나 부지가 모자라서 19홀만 만들려다가 골퍼들이 스코어 계산에 편리하도록 1홀을 축소하여 18홀만 만든 것이 18홀의 효시라고 한다.
4. 직경 108mm 홀컵
최초 골프장들의 그린의 홀 직경은 구구각색이었다. 규정도 없어서 구슬치기 구멍처럼 그린 가운데 적당히 구멍만 파 놓은 상태였었다.
그런데 한 경기자가 근처에서 토관을 가져와서 구멍에 꽂고 경기를 했는데 이를 본 주인이 감탄하여 모든 홀에 이 토관을 꼽았는데 그 토관이 4.25인치(108mm) 직경이었다고 한다.
홀은 성인 남자의 손 크기로 만들어야 공을 집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성인남자의 손 크기인 108mm 사이즈가 우연히 생겼다고도 한다.
물이 흐르는 배수구 근처에는 풀이 잘 자라서 토끼나 양들이 잔디를 깎은 듯이 깨끗이 뜯어 먹는다. 그 곳의 배수구 뚜껑을 뒤집어 놓고 볼을 넣는 게임을 하다가 그것이 유래되어 지금의 그린과 홀컵이 되었다고 한다.
또 영국에서 골프규정을 만들 때 배수구 직경을 재어 보니 108mm였기 때문에 그 크기로 정하게 되었다고도 한다.
5. 왜 채가 14개인가
산업혁명 이후 골프채는 다양화 되고 대량생산 되면서 골퍼들은 최소한 20개 이상의 골프채를 갖고 라운드를 했었다.
그러나 캐디들이 채의 무게에 대한 불만을 영국 왕립골프협회와 USGA측에 강력히 어필하기 시작했다.
미국선수 로순 리틀은 1934년 브리티시 오픈 아마추어 선수권에 출전 후 캐디로부터 특별요금을 청구 받았다.
우드 5 개 아이언 18개의 무거운 백을 같은 요금으로 맬 수는 없다는 지극히 정당한 주장이었다.
리틀은 23홀 합계 10언더파의 경이적인 성적으로 우승했으나 캐디에게 추가요금을 지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 계기로 1936년 로열 앤 에이션트 골프장이 캐디들과의 마찰을 없애기 위해 클럽수를 14개로 제한하기 시작한 것이 영국과 미국골프장에서 채의 갯수를 제한한 효시다.
현대에 와서도 채는 더 발전하고 특히 골프선진국 한국에서는 새로운 게임방법 내기종류도 개발되면서 새로운 신조어까지 태어 나고있다.
양파, 뒷땅, 알까기, 홀치기, 셀프 멀리간, 수 많은 캐디은어 등등 다 알아듣기가 어려울 정도다.
앞으로 몇 세대 후의 골퍼들에게 이런 용어들이 어떤 전설이나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로 재생되어 전래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