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걱정은 심근경색에 걸릴 위험을 13배, 업무 스트레스는 6배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학 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 데니샨 고벤더 박사는 12일 폐막한 남아공 심장협회 18차 연차총회에서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크든 작든 세상에 돈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 미국심리학회(APA)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최근 1개월 사이, 최소 1회 이상 돈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로 중압감을 받은 사람이 72%에 달했다. 전체 중에 22%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APA는 2007년 이래 줄곧 돈 걱정(financial worries)이 미국인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조사됐다면서 “돈 스트레스(financial stress)는 건강과 안녕에 중대한 영향을 주므로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벤더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APA의 이런 지적이 상당한 타당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자료다.
연구팀은 요하네스버그의 공공 대형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진단받은 환자 106명을 선정하고 이들과 같은 나이, 성, 인종으로 구성된 건강한 사람 106명을 선정해 비교, 분석했다.
이들 모두에 대해 심리적 안녕과 우울증, 업무나 돈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상황을 설문 조사하고 심리학에서 많이 쓰는 리커트방법에 따라 이를 평가해 돈 스트레스가 ‘없다’, ‘약간 있다’, ‘중간 수준’, ‘상당히 심하다’ 등 4그룹으로 나눴다.
‘약간’은 수입이 있지만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 ‘중간 수준’은 수입이 있으나 경제적 고통을 느끼는 경우, ‘상당히 심하다’는 수입이 없고 때로는 기본적인 필요조차 돈이 없어 해결 못하는 상황으로 설정했다.
조사 결과 심근경색을 실제 겪은 그룹의 96%가 일정 수준 이상 돈 걱정으로 스트레스를 느꼈으며, 40%는 ‘상당히 큰’ 수준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연구팀은 ‘상당히 심한’ 돈 스트레스를 겪은 사람은 전혀 또는 약간만 느낀 사람 비해 심근경색에 걸릴 위험이 13배나 컸다고 밝혔다.
같은 방식으로 업무 관련 스트레스의 영향을 평가한 결과 5.6배였다.
또한, 지난 3개월 사이에 ‘약간’, ‘중간’, ‘상당히 심한’ 우울증을 겪은 사람들의 심근경색 위험은 우울증이 전혀 없던 사람보다 3배 높았다.
고벤더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심리적 측면이 급성 심근경색의 중요한 위험 인자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이 심장발작 등의 위험성이 있는 환자는 물론 일반 환자 일상 진료 시에도 흡연 여부 등만 묻지 말고 우울증, 불안감 등과 아울러 돈 걱정 등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이 있는지를 좀 더 일찍 파악해 환자에게 스트레스 대처 방법과 정보를 알려주고 적절한 조치를 받게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