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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권, 도넘은 적폐몰이 좌초

신성철 KAIST 총장 무혐의, 문 정부서 임기 중도 사퇴한 과학 분야 기관장 10여 명
신성철 KAIST 총장이 2019년 11월 11일 제주시 KAIST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에서 열린 '국제 미래자동차 기술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과학계에서까지 벌여온 도넘은 ‘적폐몰이’가 검찰에 의해 좌초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재임 당시 업무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된 신성철 KAIST 총장에 대해 검찰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된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의 ‘혐의없음’처분은 사건에 대한 피의 사실이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범죄로 인정되지 않을 때, 피의 사실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을 때 내려진다.

신 총장은 2013년 DGIST 총장 시절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에 계약직이던 제자 A씨를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겸직 교수로 채용하도록 한 의혹을 받고 있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감사 결과 국립연구소 장비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도 사용료 명목으로 22억 원을 보낸 뒤 일부를 A씨 인건비로 지원한 의혹도 받았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8년 11월 신 총장과 제자 A씨, 국립연구소와 연구 계약에 관여한 교수 2명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신 총장이 KAIST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선출된 것은 문재인 정부 집권 2개월 전이다. 정권이 바뀌자 신 총장에 대한 적폐몰이가 시작됐다.

신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문이면서 영남대 이사 출신이어서 터무니없이 ‘적폐’로 낙인 찍혔다는 것이 과학계 안팎의 의심이었다.

과기부는 신 총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벌여 그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으로 재직하던 2012년 미국 로런스버클리 연구소에 불필요한 장비 사용료를 지불하는 등 22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과기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KAIST 이사회에 신 총장 직무 정지 안건을 올렸다. 그러나 신 총장이 오히려 저렴하게 장비를 이용한 사실을 아는 과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KAIST 교수 247명 등 과학계 관계자 727명이 총장 직무정지 거부 성명서에 서명했다.

KAIST 총동문회도 “신 총장 직무정지는 KAIST 경쟁력을 추락시킬 것이 자명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과기부의 직무 정지 안건은 이사회 이사들조차 설득하지 못해 보류되는 등 논란을 거듭하더니 결국 이번에 무혐의 처분이 나온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고발사건 과정에 따라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관련된 4명 모두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 임기를 남기고 중도에 사퇴한 과학 분야 기관장이 10여 명에 이른다. 대부분 과기부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부터 사임을 종용받고 그만두거나 사임을 거부했다가 표적감사를 받은 뒤에 사퇴한 경우다.
강현주 기자 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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