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을 聚, 모기 蚊, 이룰 成, 우레 雷 - 사실을 왜곡하여 남을 욕하다.
모기소리도 모이면 천둥소리가 된다.
어릴 때부터 자주 듣는 속담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는 무슨 일이나 그 시작이 중요하다는 뜻이며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쌓으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작은 물건이나 하찮은 일도 많이 모이면 나중에 크게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의 속담과 성어는 아주 많으며, 긍정적인 뜻과 가끔 부정적인 의미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塵積爲山(진적위산), 塵合泰山(진합태산) 이라는 성어가 곧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다. 비슷한 뜻의 水滴石穿(수적석천)은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성어요, 水積成淵(수적성연)도 ‘물방울이 모여 연못을 이룬다’는 속담이다.
잘 알려진 愚公移山(우공이산)이나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磨斧爲針(마부위침)도 작은 것이 모이면 큰 것을 이룬다는 아주 긍정적인 의미의 성어다.
반면 제목의 성어는 부정적인 뜻을 나타낼 때도 쓰인다. 積羽沈舟(적우침주)는 깃털이 쌓이면 배도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모기소리도 많이 모이면(聚蚊) 우레가 된다(成雷)는 성어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하잘 것 없는 소인배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사실을 왜곡하기 시작하면 결국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람들이 그릇된 사실로 지나치게 남을 헐뜯을 때 이르는 경계의 말이다.
중국 前漢(전한)시대 역사가 司馬遷 (사마천)의 ‘史記’(사기)에 못지않은 後漢(후한) 초기 역사가 班固(반고)의 대작 ‘漢書'(한서)에서 위의 성어가 처음 사용되었다.
前漢(전한)의 6代 황제 景帝(경제)의 아들들이 봉해진 임지에서 올라오자 왕이 주연을 베풀었다.
그 연회 자리에서 中山王(중산왕) 勝(승)이 음악소리를 듣고서는 눈물을 흘리기에 황제가 의아해서 그 연유를 물었다.
중산왕은 자기를 헐뜯고 讒訴(참소)하는 사람들에 대해 답답해하며 대답하기를, ‘뭇 사람의 입김에 산이 떠내려가고, 모기소리가 모여 우레가 된다고 합니다.
패거리들을 모으면 범을 사로잡고, 사나이 열 명이 합심하면 쇠공이를 휘게 할 수도 있습니다'(衆喣漂山 聚蚊成雷 朋黨執虎 十夫橈椎 중후표산 취문성뢰 붕당집호 십부요추).
또 여러 사람의 험담에 文王(문왕)이 구금된 바도 있었고, 사실 孔子(공자)도 陣蔡(진채)에서 곤욕을 치렀다며, ‘뭇 사람의 입은 쇠도 녹이고, 헐뜯는 말이 쌓이면 뼈도 삭으며, 가벼운 것이라도 수레축대를 무너뜨리고, 새의 깃털이 무거운 몸을 날게 할 수 있습니다’(衆口鑠金 積毀銷骨 叢輕折軸 羽翮飛肉 중구삭금 적훼소골 총경절축 우핵비육)라고 말했다.
이 구절은 임금의 아들과 후손들을 기록한 ‘景十三王傳’(경십삼왕전)에 실려 있는 유명한 文句다.
사회공동체에서 한 사람이 옳은 말을 하더라도 여러 군중들이 동시에 틀린 말에 목청을 높이면 옳고 그름이 뒤바뀔 수도 있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다. 그렇지만 잘못된 사실은 언젠가는 밝혀지며 옳고 그름은 결국 구분되는 것이 만사의 이치다.
우리 나라 정치현실에서 불법과 불의를 저지르고도 집권자들이 권력과 한 패거리 언론들을 동원하여 반복적 큰 소리로 진실을 왜곡하면 모기소리들(聚蚊)이 우레소리(成雷)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진실은 반드시 올바르게 돌아 온다는 事必歸正(사필귀정)의 진리도 명심해야 한다.
오만한 집권자들이 집권 2년 동안은 聚蚊成雷 천둥소리로 국민들을 속여 왔지만 눈을 다시 뜬 국민들이 모기소리로 알게 되어 이제 등을 돌리기 시작하는 것도 정의와 진실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