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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갈등, 화훼이 퇴출 수순

美, LG·삼성에 “신뢰할 수 없는 화웨이와 거래 중단하라” 요구
반도체 이어 디스플레이 구동칩도 美 제재 대상, 패널 공급 못해


미국이 중국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를 사용하는  LG 유플러스 등 세계 통신사업자들에 대해 5G 인프라에 “신뢰할 수 없는” 중국산 부품을 사용할 경우 초래할 결과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며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가 7월 22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통신정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7월 21일 미 포린 프레스 클럽(FPC)이 주최한 화상 브리핑에서 “5G는 4G 기술과 같은 부품을 사용한다. 다만 다른 수준으로 더 진화했을 뿐”이라며 “5G 기술을 중국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신뢰할 수 없는’ 회사로부터 벗어나 ‘신뢰할 수 있는’ 회사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미국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까지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는 반도체에 집중됐는데,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패널 업체들이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화웨이에 공급해 온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패널이 15일부터 공급이 중단됐다.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사용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이후 신규로 생산하는 반도체에 대해서는 오는 15일부터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은 또한 중국 최대 반도체 생산 업체인 SMIC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재가 확정되면 SMIC가 미국 업체로부터 장비·부품 수입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기술 개발이 어려워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설립돼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SMIC는 중국 1위, 세계 5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을 추진하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정책의 핵심에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미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SMIC를 타깃으로 한 것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미국 제재로 화웨이와 대만 TSMC 간 거래가 막히자 SMIC 등의 자국 반도체 기업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엔 SMIC에 22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의 거금을 투자한 바 있다.

아울러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CICF) 등이 SMIC에 대규모 투자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도 상당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SMIC는 ‘반도체 굴기’를 위한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제재가 현실화되면 파운드리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미국 기업이 SMIC에 제품을 수출할 때마다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국 IT 업계를 비롯한 중국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제재가 SMIC의 공급망을 교란시켜 중국 스마트폰은 물론 5G(5세대) 이동통신 기지, 미사일 유도장치 등 개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현주 기자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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