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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형’과 골프

최중탁 미국 골프 티칭프로(USGTF)의 재미있는 골프이야기 101

가수 나훈아가 10여 년 이상 조용히 지내더니 트톳트 열풍이 불고 있는 와중에 지난 추석 갑자기 나타나 ‘신곡 테스형을 불러 샀더니 연예계는 물론 온 나라를 발칵 디비 놨다’.

코로나로 답답한 사회,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대에 그의 신곡들은 후련함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집권세력들을 향한 송곳 같은 몇 마디 발언은 정치 9단 국회의원들의 열 마디 보다 더 파워풀한 영향을 줬다.

그의 신곡 ‘테스형’은 ‘너 자신을 알라’(Know thyself)는 소크라테스(Socrates, BC 470경~399)철학의 핵심사상을 빌어 내로남불 자신의 그릇 크기를 착각하고 있는 사회 지도계층을 꼬집는 노래로 들린다. 불법 비리를 일삼으면서도 국민 위에 위선(僞善)으로 군림하는 오만한 기득권 세력들을 향해 비수를 드리댔다고 본다.

얼마 전 라운드를 하면서 동반자들과의 대화소재도 테스형 이야기가 압도적이었고 이 노래는 골퍼들에게도 심오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자, 예수, 석가’와 함께 4대 성인이라는 소크라테스의 이 명언이 과연 그가 처음 한 말인지에 대한 논란도 없지 않다고 한다.

‘너 자신을 알라’는 의미는 ‘네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을 인정하라’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고 생각하면서도 짐짓 가장 알기 쉬운 ‘나 자신’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곧 자신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스스로가 그것의 본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겸손해야 하며 채워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라는 충고다.

사실 테스형의 이 명언은 우리 골퍼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성경말씀처럼 받들어야 할 중요한 가르침이 되어 왔었다.

채를 잡기 전 제일 먼저 가르쳐야 할 부분은 골프를 칠 자격 즉 ‘골프인격’부터 연마시키는 것인데 그 중심에 테스형이 있다.

골프인격 즉 골프의 道를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스윙의 기량만을 가르쳐서 필드에 내보내면 성장은 한계가 있고 진정한 골퍼로서 대접을 받을 수가 없다. 마음과 뇌가 없는 골퍼는 따돌림 받고 버림받다가 결국 도태되고 말기 때문이다.

우선 골프에 입문하기 전에 우선 자신의 처지를 정확히 알고 결정해야 한다.
골프는 돈, 시간, 그리고 노력 3 요소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돈(능력) - 가정경제에 주름을 준다면 골프와 가정 중 택일하라.
시간 - 남보다 덜 자고 덜 마시며 하루를 25시간처럼 쪼개 쓸 수 있는가.
노력(성격) - 자신이 게으른 성격이라면 골프와 친해져서 제맛을 느끼기 어렵다.

그리고 연습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의 구력과 위치를 깨달아야 되는데 세상에서 자기 혼자 골프치는 걸로 착각하거나 상류사회 귀족임을 과시하고 싶어한다. 골프인격이 잘 갖추어진 상태에서 채를 잡은 골퍼는 항상 겸손하고 예의바르며 조용하다.

기량연마 과정에 들어서면 테스형의 말은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다.
그린 주변에만 오면 이리저리 별을 그리면서도 숏게임 연습은 뒷전, 드라이버 한 방만을 노리며 연습시간 대부분을 드라이버 연습에만 투자한다. 이런 어리석은 골퍼들에게는 테스형의 명언을 명찰처럼 항상 붙이고 다녀야 할 것이다.

이들의 착각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 자기 스윙은 3개월 짜리 도리깨질 도끼질임을 모르고 남의 스윙에 이러쿵 저러쿵 평가를 내리고 거드는 습관.

2. 드라이버 샷 열 번 중 한 두 개만 제대로 된 장타가 나오고 나머지는 전부 부채살 구질을 발휘하는데도 자신을 장타자라 믿으며 샷할 때 손목에 온 힘을 다 쓴다.

3. 라운드 10회에 어쩌다 한 번 80대 초반을 쳤다고 스스로 싱글 핸디캐퍼로 자랑한다.

4. 골프의 성지 미국 머틀비치(Myrtle beach) 골프 파라다이스 플로리다 반도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동남아 골프장 몇 군데 가보고 세계 최고의 코스 다녀왔다고 떠들고 다닌다.

사회생활 직장생활은 물론 라운드 중에도 항상 명심해야 할 ‘너 자신을 알라’를 좀 더 자극적으로 강조하며 ‘니 꼬라지를 알라’고 말하기도 한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채를 선택하고 스윙을 할 때도 반드시 자기 자신을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즉 자신의 체력(나이)과 성격(완급) 그리고 자기의 채(비거리, 특성, 구질)를 알고 ‘네 채를 믿어라’.
10여년 전의 자신은 결코 현재의 자신과 다름을 받아 들여라.

골프에 빠져들기 시작해서 파백(破百) 분수령 직전의 백돌이 골퍼들은 흔히 ‘죽으면 골프장 없는 천국보다 골프장 있는 지옥에 가겠다’고 큰소리 친다

그렇지만 테스형 말의 의미를 먼저 깨닫지 못한 채 채부터 잡은 무뇌무심(無腦無心)의 골퍼들은 골프인격이 없는 골퍼들로서 지옥의 염라대왕께서도 입장사절 하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 골프 뿐 아니라 우리는 삶 자체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자신을 모르며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테스형의 말은 특히 이 시대의 골퍼들에게는 더더욱 절실한 경고인 듯하다.

테스형은 지금도 경기위원처럼 필드에서 플레이어들을 지켜보고 있는 듯하다.
“테스형, 내 스윙이 왜 이래…, 천국에도 골프장이 있던가요? 테스형, 테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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