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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가 두렵다

하림산책 - (박하림 / 수필가, 전 (주) 휴비츠 고문)
두려운 미래란 남의 것이 아닌 나와 나의 자식의 것이고, 백 년 천 년 먼 훗날의 일이 아니고 불과 수십 년 후에 우리가 살 현재이니 바로 지금 나의 손자가 주인공으로 살 미래인 것이다.

그런 미래는 눈을 감는다고 오지 않는 것도 아니고 거부한다고 피해 살 수도 없어서 누구나 산자는 그 시대에 순응해 살지 않으면 안 된다. 해서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사는 시대의 주인공이요 그 시대의 역사를 쓰는 장본인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실망하고 무기력한 나머지 이 한 몸 죽으면 만사가 휴의, 연이 끊어져 길에서 제 아비와 마주쳐도 알아보지 못한다 했거늘 웬 걱정을 할 건가 하고 애써 허무한 인생임을 빙자함은 무의미한 것이다.
그렇다면 불과 수십 년 후의 우리 삶을 상상해 보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의 발표에 의하면 37개 회원국가 중 한국이 경제성장률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그 성장이란 게 0.8%라는 1% 미만 성장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다. 경제성장이란 게 그만큼 목마르면서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한데 그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경우 2060년 우리가 달성할 성장률은 1,2%에 그칠 것이라 한다. 그런 경제성장 가지고는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고 외치는 잘 사는 나라 만들기란 어렵다.

우선 우리나라 경제 풍토 상 그 성장이 어려운 여건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우리가 노력한다고 해소된다는 보장이 없는 대책에 인구고령화에 따르는 문제들의 해결이 갈수록 어렵다는 사실이다.

노인인구는 늘고 노동인구는 줄고 있는 지금의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사실 막막하고 오랜 시일이 걸리는 일이다. 따라서 고용(일자리)창출도 어려운 판에 노동인구의 증가를 인위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매우 지난하다.

그런 판국에 정치적 이유로 경제성장의 핵심 목표를 소득증가에 두겠다는 집권층의 성장철학은 너무 평범해서 현실감이 없다. 개인의 소득증대보다 우선되고 훨씬 중요한 것은 일자리창출이다. 노동인구를 좋은 조건으로 일하고 대우 받게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더 급선무라 그게 해결되면 소득증대는 자연히 해결된다.

고용증대는 정부가 하는 게 아니고 기업이 하는 것으로 정부는 기업으로 하여금 고용기회를 신나게 창출하도록 사기를 돋우고 지원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신나게 돈을 벌어오게 지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인을 존중하고 사기를 북돋아 주어야하며 기업이 부국강병의 관건임을 굳게 믿는 기업정서를 진작시켜야 한다.
5년간 집권자가 하늘의 별 따기인 일류기업을 가르치려 한다는 건 무리한 정치적 과수(過手)다.

광복 이후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부흥을 실현시킨 기업의 공로로 수많은 기업들이 성장해  대기업이 되고 장수했다  그런데 어느 한 정권도 기업, 특히 대기업과 국가장래에 대한 장기 전략을 논의, 중장기계획을 수립해 다음 정권이 승계하여 단기(5년) 국정운영계획 수립에 기조로 삼게 하는 전통을 정립한 적이 없었다.

예컨대 지금 정부가 대기업의 경영권지배를 위한 조치를 문제 삼아 마치 무슨 대단한 범법행위라도 벌였다는 듯이 장장 몇 년씩 수사를 벌이는 기업정책이 되풀이되고 있어 한심하게도 반 기업정서를 조장하고 있다.

기업이 경영권 유지와 방어를 위해 가능한 방법을 동원함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경영권의 안정화를 위해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높인다거나 우호주주를 확보하는 행위는 문제가 없다. 다만 그 과정의 합법성이 문제다.

한데 정부나 정치의 기업에 대한 인식에 있어 매우 잘못된 게 있다. 기업의 주인이  누구인 가에 있어 주주인양 믿는 오해다. 경영권이 대주주한테 있음은 사실이나 경영의 주체, 다시 말해 주식의 가치를 결정하는 관건은 주주가 아닌 기업 자체이며 사원이다.

주주는 그 정체성에 있어 지분주식가치 외는 존재의의가 없어서 그 주식 팔면 그 순간 주주도 아니고 아무런 가치도 없다. 그러므로 정부는 아무런 기업철학이나 정신이 없이 주식시장에 사고파는 사냥이나 다니는 주주를 견제하고 기업이 경영권방어에 노심초사하지 않게 법과 정책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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