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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나누는 김우중 회장과의 대화 8

글쓴이 : 노재환 목사 - 인천 석모도 승영교회 담임목사, 학교법인 삼산승영학원 이사장, ROTC 기독장교연합회 수석부회장
‘세계경영’이라는 화두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던 대우그룹 고 김우중 회장의 삶과 경영에 관한 일화

지난해 타계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1967년 대우실업을 창업한 후 사업이 급속히 성장하여 한국기계·대우중공업·대우조선 사장을 겸하고, 1998년 대우그룹의 해체 직전까지 회장을 지냈습니다. ‘세계경영’이라는 화두로 공격적인 경영을 폈지만 IMF 경제위기 가운데 회장에서 사임했습니다.
본지에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시골 목사가 답하다’를 연재했던 노재환 목사가 김우중 회장과의 대화를 다시 연재합니다.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시골 목사가 답하다’에서 하느님과 예수님, 기독교란 무엇이며, 종교와 인간의 삶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글에서는 ‘김우중’이라는 한 인간의 삶과 경영 등에 대해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2015년 싱가포르 센토사리조트에서 열린 '제20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연설하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 회장  코로나는 내년 봄에 끝이 나.백신이 곧 나오잖아. 백신 나오면 금방 진정돼.
노재환 목사 회장님 내년에는 무슨 이슈가 나올까요?

김 회장 경제 문제지. 나라빚이 1,000조가 되는데, 사람들이 감을 못잡네. 1,000조가 9,000억보다 작다고 느껴. 갓난 아이부터 100세 노인까지 1인당 2000만원 씩  빚을 졌어. 그런데 또 퍼주나? 내 참, 지들 돈은 한푼도 안내고 말이야.

그리고 제일 지금 부족한 것은 국제적 감각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야.  일부 친정부 측 인사들은 친중국 노선만 타려고 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빈약해. 강대국에 친구가 많아야 하는데 누가 있냐구.

내가 대우조선을 만들었을 때 잠수함을  만들라는 요청이 청와대에서 왔어.
그 당시 우리나라는 공격용 무기를 만들 수가 없었지. 우리 한국 해군의 염원인 잠수함을 꼭 만들어 내라는 거야. 

 미국에 협조를 받을 수가 없으니까 대신 서독라인을 소개해 주었어. 독일도 우리처럼 그 당시 분단국가 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사정을 잘 이해해 주었지.  항상 무슨 일은 사람이 중요한 거야. 그 당시 키신저와 헤이그 전 미국 국무장관 등이 나를 서독과 다리를 놓아 주었어.  결국서독콜 수상을 만나 잠수함 설계도를 받아냈지.

따지고 보면  내가 한국 잠수함 역사에  단군인 셈이야. 그 뿐인 줄 알아. 한 나라에 한 사람씩은 아주 친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고 있었어. 그래서 그들의 도움을 받곤 했지.

노 목사 그룹 정리될 때도 친구들에게 도움 청하지 그랬어요.
김 회장  그땐 일본 노무라증권발 ‘대우빨간 불’이 치명적이었어.

노 목사 친구를 얻으려면 로비자금도 많이들었겠어요.
김 회장  자문료도  많이 지불했지. 거물들에게 연 10억 정도라 해도  그게 지금보면 큰돈도 아니야.

노 목사 잠수함사업이 터지니까 얼마나많은 일자리가 생겼겠어요.
김 회장  지금 우리나라가 청년실업에 허덕이는 이유는 딱 한 가지야.  새로운 사업을 터트리지 않기 때문이야.

국민들에게 얼마씩 돈을 나눠 줄 것이 아니라 사업을 기업들이 벌리게 하여서 기업들로 하여금 필요한 인원을 국내에서 모집, 취업케 해야하는 거야.  중국이 달 착륙선을 보냈잖아. 우리는 왜 못 보내?

청년들 실업수당 줄 돈으로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야 돼. 하루가 멀다 하고 기업총수들을 불러 모아서 자금 지원해줄테니 신규 사업을 통해 일자리 만들어 내라고 아침 저녁 졸라 봐.

기업가들은 정말 제일 부지런한 사람들이야. 한 달이면 무슨 아이디어라도 갖고 올 거야. 돈을 쥐고 정권이 표를 사려는 인기몰이 식 정책이 제일 문제야. 국민들 또한 거지처럼 받아 먹기에  익숙해 지겠지.

노 목사 일단 정권을 잡아야 되니 정치하는 양반들의 속내도 이해가 갑니다.
김 회장  이봐 노 목사. 그래서 정치 철학이라는 것이 필요한 거야.  기업가는 기업 철학이 필요하듯이 정치가는 정치철학이 필요한 거야. 간단하잖아.‘조국과 민족을 위해 국민을 위해’ 그게 다야.

경제가 어려우니 생활비에 보태 쓰라고 몇 조씩 풀지 말고 우리나라 교통 체증이 극심하니 전국에 다리 100개만 놓아 봐. 이게 뉴딜정책이야.
한강 다리 다섯 개만 놓아도 서울 교통이 확 풀릴 거야. 토지보상비 없어, 민원 없어,  우리나라 건설회사 건설장비 남아 돌아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아파트만 자꾸 짓지 말고 사회 기간산업에 투자할 적기야.

노 목사 기업가는 기업 철학이 필요하지요.
GE 회장 잭윌치가 기업이 정리 해고를 상시화해서 항시 하위10%를 짤라야 한다고 했다는데 이는 좀 너무한 게 아닌가요.

김 회장  내 생각은 좀 달라. 하위 10%를 모아다가 새로운 사업에 투입하는 거야.
물론 리더 그룹은 있어야겠지. 그래서 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경영자는 늘 생각해 내야 돼.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필히 보상을 해주어야 하지.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정책입안자들이 창의적이고 무엇보다도 국제적 감각이 있어야 해.  어느 나라가 무엇으로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늘 연구해야 돼.

우리나라 9시 뉴스에도 누구하고 누구 싸우는 얘기, 누구  감옥 보낸 얘기, 남녀 스캔들 얘기 좀 줄이고 지구촌 소식을 많이 전해 줘야 돼. 특히 잘사는 나라의 잘사는 비결이 무엇인가를 깨우쳐 줘야지.

노 목사 회장님 정말 동감입니다. 요사이 언론은 언론이 아닙니다. 각자 다양한 목소리를 내 주어야 하는데 동네 개 짖어 대듯이 똑같이 써내려 갑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언론사에 근무하는 후배에게 너희들 왜 그러니 질문했더니 대답이 가관입니다.
“형 여기서  내가 이단자가 되면 난 옷 벗어야 돼요.  나도 먹고 살아야 되잖아요”

김 회장  어쩌다가 매스콤이 이렇게 되었는지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고 미국도 마찬가지야. 아마 거대한 돈의 힘이겠지.
노 목사 그래서 끊임없이 교육이 중요한 것 같아요. 평생교육 말입니다. 

김 회장  그러니까 노 목사도 주일 날 교회에서 설교할 때 하나님 말씀  플러스 세상 바르게 살아가는 교육을 늘 해야 돼.
노 목사 명심하겠습니다. 하기야 예수님도 이 땅에서 사역하실때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천국 복음을 전파 하시고, 병든 자 약한 자를 고치시지  않았습니까.

김 회장  그래 그것이 학교고, 교회고, 병원이잖아.
선교사들이 이 세 가지를 우리나라에 와서 했고 이 세기관을 지어 주었잖아. 노 목사 이것도 잘 전해 줘. 내가 세상에 있을 때 학교 등 교육 사업에 지원해 준 돈이 내 개인적인 돈을 합하여 내 전재산을 내놓았어.

8,000억 가까이 돼.  우리 대우재단은 신안, 완도, 무주, 진도 등 낙도 오지에 병원을 설립 해주었지. 세상 사람들이 기억이나 해주는지 몰라.

노 목사 회장님 요사이 온통 리더쉽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회장님의 리더쉽을 간결하게 말씀해 주세요.
김 회장 첫째는 리더 자신이 능력을 갖추어야 돼. 전문 지식을 갖추고 늘 공부해서 내가 리더이니까 나를 따라오는 사람보다는 더 지혜로 와야 돼.

자기 부하보다 잘 모르면서 나를 따라오라 하면 따라올 사람이 있겠어? 리더는 무엇보다 전문적 식견을 갖추어야 돼. 전문서적도 많이 읽고 또 전문가와 대화도 많이 하고 많이 배워야 해.  이는 타이어에 바람을 가득 넣는 것과 같아.

두 번째는 모범이 되어야 해. 솔선수범이 라할까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해. 여기에는 자기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야.
셋째는 잘하는 사람을 격려해주고 키워주어야 해. 일은 사람이 하잖아. 좋은 리더는 좋은 부하를 만드는 사람이야. 역설적이긴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야 그 사업이 성공돼.

노 목사 제가 몸담았던 삼성도 사업보국 인재제일 아닙니까.
김 회장 이병철 회장님은 내가존경하는점이 있어. 배신할 사람을 절대로 쓰지 않았던 것은 그 비결을 정말  알 수가 없어.

노 목사 저도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이 회장한테 정부 고위 관리가 인사 청탁이 왔을 때, 도저히 이놈은 아니다 싶어 채용할 수는 없고 부탁한 사람한테 돈으로 때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김 회장 이해가 가는 이야기야. 우리 대우가 이렇게 된 것도 그놈의 배신 작품이지.

노 목사 아 김 회장님 천국에 와서도 배신 운운 하세요. 다 용서하시고 흩어져 있는 대우 가족들에게 제가 전해 드릴 테니 한 말씀 해주세요.

김 회장 그래  미안하다. 잘 받아적어라.
사랑하는 대우가족 여러분.
그룹을 공중분해시키고  여러분의 일자리를 끝내 지켜주지 못한 이 부족한 저를 용서해 주시길 먼저 사죄드립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모든 책임은 제게 있음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더욱더 그때 실직으로 말미암아 여러분의 가정과 자녀들에게 피해가 얼마나 컸겠습니까.  제가 이제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 천국에서나마 여러분의 행복을  비는 일 뿐입니다.

우리 대우가족의 사시처럼 희생정신으로살아가신다면 결코  후회없는 인생이 될 것입니다. 세상은 넓기도 하지만 둥글기도 합니다. 선한 일을 찾아 대우가족의 하나됨을 기대합니다.

혹 성공의 길에 들어선 우리 대우정신을계승하는 기업가들이 있다면 옛 동지를 잘 보살펴주는 아량도 부탁드립니다. 특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대우가족들을 부탁합니다. 이는 제가 영원토록 갚아아야 할 저를 믿고 따라주었던 분들에 대한 저의 채무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국가에는 단 한푼의 빚진마음이  없지만 사랑하는 대우가족 여러분들에게는 끝없는 용서를 빕니다. 분명 여러분들은 자자손손 잘되는 복으로 모두 승리하실 줄 확신합니다.
그리고 꼭 예수 믿어서 천국을소유하는 모든 대우가족이 되길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노 목사 회장님의 대우가족 사랑은 세상에 울려 퍼질것입니다. 아니 회장님 울고 계세요?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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