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狗, 사나울 猛, 술 酒, 실 酸 - 간신배가 있으면 어진 신하들이 모여들지 못함
중국 宋나라 때 어느 마을 주막에 술을 만들어 파는 張氏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되를 속이지 않고 정직하고 친절했으며 술 빚는 기술도 좋아 술맛이 뛰어났다.
또한 멀리서도 酒幕(주막)이라는 간판이 잘 보이도록 깃발까지 높이 세워 놓았다.
그러나 언제 부터인가 주막의 술이 잘 팔리지 않아 독째로 시어 버리기 일쑤였다. 고민하던 장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마을의 지혜로운 어른 楊倩(양천)을 찾아가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요즈음 제 주막이 장사가 안되서 술이 자꾸 시어버립니다. 왜 그럴까요?”
그런데 양천의 답은 간단했다.
“혹시 당신 주막의 개가 사납지 않소?”
장씨는 “개가 사나운 것과 술이 팔리지 않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狗猛 則酒何故而不售 구맹 즉주하고이불수)
그러자 양천이 대답하길,
“주막을 지키는 개가 사나우면 술을 아무리 맛있게 빚어도 손님들이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막을 지키는 개가 너무 사납게 짖어대는 바람에 손님들이 들어갈 수가 없고, 심부름으로 술을 사러 온 아이들도 개가 무서워 갈 수 없으니 사나운 개 때문에 장사가 잘 될 리가 없다는 뜻이다. 즉 개가 사나우면(狗猛) 결국 술이 안 팔려 시게 된다(酒酸).
이 성어는 중국 전국시대 정치철학자 韓非의 저서 ‘韓非者’(한비자) 중 권세와 통치술에 관한 外儲說佑(외저설우) 上편에 실려있는 유명한 비유적 이야기다.
같은 뜻으로 狗猛則 酒酸不售(구맹즉 주산불수) 또는 猛狗之患(맹구지환)이라 고도 한다.
중소기업 K사장은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항상 인재발굴에 최선을 다한다. 다양한 루트로 인재들을 소개받고 능력이 뛰어난 인재는 三顧草廬(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고 회사로 영입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영입된 인재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나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 한다는 점이다. 대우도 좋은 편이고 회사의 비젼도 크다고 자부하는데 K사장은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했다.
나중에 알아낸 결과 그 문제의 핵심은 바로 사장의 측근들이었다. 측근들이 영입인재들을 활용하고 키워 주지 않고 猛犬처럼 비인격적 횡포를 일삼으며 버티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직의 리더는 주변의 사나운 사람들을 찾아내 멀리 하는 것, 특히 자기 마음 속에 도사린 사나운 개부터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비자는 나라에도 ‘사나운 개’가 있다고 비유한다.
지혜로운 사람들이 군주를 도와 현명한 정책을 내놓으려 해도 마치 사나운 개와도 같은 간신배들이 군주를 가리고 賢者(현자)들을 물어 뜯으니 국정이 제대로 펼쳐질 리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훌륭한 정치가라면 우선 자신의 주변을 되돌아보는 주도면밀함이 필요하다.
내 주변에서 나를 욕되게 하는 사람이 없는지 간신같은 ‘사나운 개’가 없는지 늘 살펴봐야 한다
이 성어는 우리나라 정치현실과도 너무나 흡사하게 비유된다. 국민 앞에 오만방자하고 증오와 고집으로 뭉쳐진 한 장관이 신성한 법조계와 온 나라를 물어 뜯고 휘저으며 사납게 짓어대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정치 지도자라도 이런 사나운 개같은 참모를 쓰면 그 리더쉽을 발휘할 수가 없다.
狗猛酒酸, 아무리 주인이 친절하고 주방장 요리가 맛있어도 종업원이 불친절하면 식당은 망할 수 있듯이, 정부의 고위관료가 이런 사나운 개 같다면 속히 목을 쳐 제거해 야 국정이 정상화 되고 국민들이 편안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