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法, 아닐 不, 언덕 阿, 귀할 貴.
국가의 강제적 공권력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규범이 곧 법이다. 그 공권력이 힘있는 권력자나 돈있는 부자를 피해간다면 국가의 법이라 할 수 없다.
作法自斃(작법자폐 : 자기가 만든 법에 자기가 죽는다)라는 성어처럼 法의 집행은 물 흐르듯이 해야 하고 옛 글자 ‘灋’(법)에는 유무죄를 알아내는 상상의 동물 해태 廌(치)가 들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정의의 여신은 한 손에는 칼 다른 한 손에는 죄의 무게를 다는 저울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저울 없는 칼은 물리적인 폭력에 지나지 않고 칼 없는 저울은 無力한 것에 불과하므로 저울과 칼이 함께 갖추어 질 때에만 법은 지켜진다’ 고 독일의 법학자 예링이 말했다.
일찌기 중국 法家(법가)의 확립자 韓非(한비)는 법과 원칙에 의해서 통치하는 것만이 나라를 다스리는 지름길이라 역설하여 秦(진)의 시황제에게 발탁 되었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法度(법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모은 책 ‘韓非子' (한비자)의 有度(유도)편에 보면, 현대에 와서도 자주 인용되는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 는 뜻의 法不阿貴의 성어가 이미 실려 있을 정도다.
법은 신분이 귀한 자 권력을 가진 자라고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모양에 따라 구부려 사용할 수 없다.
법률의 제재는 지혜로운 사람이나 용맹스런 사람이라도 감히 시비 논쟁을 걸거나 저항할 수도 없다.
‘高官大爵(고관대작)이라고 해서 잘못을 저지르고도 벌을 피할 수 없으며 나라의 최고 권력자라도 법 위에 설 수는 없다. 또한 선한 행동을 칭찬하고 상주는 일에는 평범한 백성이라 해서 제외되지도 않는다’
(法不阿貴 繩不撓曲 法之所加 智者弗能辭 勇者弗敢爭 刑過不避大臣 賞善不遺匹夫/ 법불아귀 승불요곡 법지소가 지자불능사 용자불감쟁 형과불피대신 상선불유필부)
따라서 군주가 법도를 버리고 자신의 개인의사만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다면 군주와 신하의 구분은 없어질 뿐이라고 했다.
대한민국도 법에 의해 세워진 법치국가다.
대통령도 국민도 법 앞에 평등한 대우를 받으며 그 어떤 권력기관이나 돈으로도 국법을 움직일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치의 현실은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있다.
有錢無罪 無錢有罪(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단어가 그 현실을 대변하듯이 법은 약자의 편에 서지 않을 때가 많다.
특히 집권기관들의 법에 대한 지배야욕은 도를 넘어서 법이 그들의 소유물이나 지배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실에 놓여있다.
공정한 법의 집행을 관리해야 할 법무부 首長(수장)이 독립적 법집행기관인 대검찰총장을 집권자들의 뜻데로 말을 안 듣자 법적보장 임기를 무시하고 내 쫓으려 1년 동안이나 몰두 월권하며 허송세월을 보냈다.
집권당은 사법부의 판결이 마음에 안든다고 사법부 판사들을 적폐로 몰아 세우기도 한다.
공산주의자들이 법을 반동으로 몰아세우기 위한 도구로 삼는 것과 다름 없다.
法不阿貴,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법집행은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 영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달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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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21-01-11 20:28: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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