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화두 중의 하나가 ‘장수사회’ 또는 ’100세 시대’ 입니다. 불확실한 장수에 대한 희망은 누구나에게 있습니다. 장수(長壽)의 끝이 죽음이라는 것인데 가장 확실한 ‘죽음’은 피하고 싶은 갈망입니다.
60~70년대 이전까지는 우리나라의 가정에서는 부모님 회갑잔치가 가정의 큰 행사였습니다.
또 환갑을 맞은 당사자들도 인생의 정점에 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몸도 마음도 노인이 되었고 환갑이 넘어서면 여생(餘生)이라고 남은 인생으로 보고 가사도 사회 생활의 일도 서서히 손을 떼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게다가 10년쯤 더 건강하게 살아 70이 되면 장수의 복을 누렸다고 친척과 지인들을 초청하여 큰 잔치를 배설하여 축하를 했습니다. 이 잔치를 고희연(古稀宴)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 ‘고희(古稀)’란 말은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곡강(曲江)에서 유래했습니다.
‘날마다 아침이면 옷을 저당잡혀서/ 어느 때고 강가에서 취하여 오네/ 가는 곳마다 술 빚지는 것은 예사로운데/ 인생이 일흔까지 살기란 예부터 드문 일일세/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의 마지막 구 고래희에서 ‘고희’만 따서 칠십을 ‘고희’라고 했습니다.
‘두보’가 58세를 살았으니 70을 바라보는 것은 당연히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으니 ‘인생칠십고래희’라고 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2017에 진입하였습니다.
2026년이면 20% 이상이 되어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평균 수명도 2015년 기준 남자 79.6세, 여자 85.2세가 되었습니다. 2019년 9월 기준 100세이상 인구가 19,876명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젠 ‘인생백세고래희(人生百歲古來稀)’라고 ‘고희’는 100세 이상 정도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옛말에 수즉다욕(壽則多辱)이라 하여 ‘오래 살면 험한 꼴을 많이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堯)임금이 화(華)라는 지방으로 시찰을 갔을 때, 그곳의 관문을 지키던 관리(일명 봉인)가 요임금에게 ‘거룩하신 임금님, 제가 임금님의 장수를 축복하여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요임금이 ‘나는 사양하겠네’, 그러자 그 관리가 ‘부(富)를 빌어드리겠습니다.’ 하니, 요 임금이 ‘그것도 사양하겠네’, 다시 관리는 ‘많은 아들 두시기를 빌겠습니다’라고 하니 그 관리가 ‘장수와 부와 많은 아들을 두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바인데 임금께서 이를 마다하시니 어찌 된 일입니까?’
요 임금이 ‘아들이 많으면 두려운 일이 많고, 부하면 일이 많고, 오래 살면 욕된 일이 많은지라 이 세가지는 덕을 기르는 일이 되지 못하므로 사양하는 것일세.’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관리가 ‘나는 처음 임금을 거룩한 성인인 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겨우 군자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천년이나 오래 살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하늘에 올라가 신선이 되어 구름타고 상제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되는 것이고, 재물이 많으면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될 것이고, 아들이 많더라도 저마다 직업을 갖도록 해주면 되는 것을 모슨 장수가 욕이 된단 말인가’라고 탄식했다고 ‘장자(莊子) 천지 편’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래 산다는 것은 영욕의 세월을 지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건강한 장수는 축복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장수하면 그에 맞는 정신적 가치도 함께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만 알고 내 자식만 알고 욕심을 부리는 이기주의 자라든가 권력과 명예와 부를 위해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부도덕, 비윤리적 삶을 살고, 자기를 위해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고 심지어 불쏘시개로 삼는 사람은 결코 장수의 의미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정직하고 내면적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덕망과 인품이 남의 귀감이 되고 한마디 말씀이 젊은이들에게 큰 울림이 되는 어른으로 자리를 지켜야 장수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인생의 두께가 덕과 사랑과 많은 사람들을 의로운데로 돌아오게 하는 장수하는 어른이 되어야지 남과 자신에게 추한 녹의 더깨가 쌓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약력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졸
전)경기사립중고등학교장회 회장
전)안산동산고등학교 교장
성결대학교 객원교수
현)예닮 글로벌아카데미(중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