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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2주 동안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방문 면회를 허용한 가운데 16일 오후 경북 경산 옥산동 양지요양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안심면회실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2주 동안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방문 면회를 허용한 가운데 16일 오후 경북 경산 옥산동 양지요양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안심면회실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노인 복지시설 내 노인 학대가 10년간 9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외출과 면회가 어려워지면서 요양시설 내 노인 학대도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으로 고립된 환경에 처한 요양시설 개방하고,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장기적인 노인 학대 방지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시설 내 노인학대 현황과 대책'에 따르면 2019년 전국 34개 지역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접수된 노인 학대 상담건수는 5243건이다. 이 중 617건이 노인 복지시설 내 학대다.
고령화와 함께 노인학대는 10년 전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요양시설 등 입소 시설에서의 학대는 10년 새 9배 가까이 급증했다.
임정미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설 학대는 단기적인 일회성 학대에서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반복적 학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며 "시설 학대로 신고된 사례에 한해서만 학대 유무를 판단·집계하기 때문에 많은 수의 시설 학대가 은폐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요양시설 학대도 증가세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생활시설(주거·의료복지시설)에서 일어난 학대는 2019년 486건에서 지난해 521건으로 7.2%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폐쇄성이 강해지면서 요양시설 등이 노인 인권의 사각지대가 됐다고 지적한다.
이미진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원래 외부 인력, 프로그램 강사, 자원봉사자, 가족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는데 지금은 직원과 노인들만 고립돼 있는 상황"이라며 "감옥과 마찬가지인 공간에 갇혀 있다 보니 스트레스가 높아지는데, 요양보호사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갈등이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역은 방문 면회가 금지되고, 3단계 이하 지역에서는 비접촉 면회만 허용된다. 추석 연휴 기간 접촉 면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환자와 보호자 모두 접종 완료자인 경우에 한해 사전예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요양시설 백신 접종이 일찍이 완료됐음에도 개방은 느린 상황이다. 이 교수는 "시설 측에서는 사고가 나면 소송이 걸리다 보니 안전성을 중시한다. 혹시 감염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피하기 위해 대면 접촉 자체를 줄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노인 시설 학대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민간이 운영하는 요양센터의 경우 수익성 때문에 요양보호사 등 인력을 최소한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질적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가족도 아닌 노인들이 4인실에서 같이 지내는 스트레스도 고려해야 한다"며 인력 부족과 폐쇄성, 비좁은 공간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