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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연금 수령액, 日의 절반…노인빈곤 우려 심각"

개인가구 기준 연금 수령액 월 82만8000원으로 일본 164만4000원의 절반 수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증가율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고령층의 연금 수령액은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노후대책이 부족해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한·일 양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연금수령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공적연금을 수령하는 비율이 83.9%, 사적연금 수령 비율이 21.8%에 불과했다. 공적연금 수령 비율이 95.1%, 사적연금 수령 비율이 34.8%인 일본에 비해 각각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특히 개인가구 기준 한국의 연금 수령액은 월 82만8000원으로 일본의 164만4000원(15만8000엔)의 50.4%에 불과했다. 부부 가구의 경우에도 한국의 월 평균 합산 수급액은 138만4000원으로 일본(272만6000원)의 50.8%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최근 10년 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연평균 4.2% 증가해 고령화 속도가 일본(2.1%)보다 2배나 빠른 상황이다.
 
한국의 공적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개인가구 66만9000원, 부부가구 118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일본은 공적연금 월평균 수급액이 개인 135만3000원, 부부 226만8000원으로 한국에 비해 2배가량 많았다.


일본의 경우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후생연금 요율이 소득의 18.3%로 한국(9.0%)에 비해 약 2배 정도 높아 '더 내고 더 받는' 공적연금 체계가 구축돼있다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사적연금 시스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준이다. 한국의 사적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개인가구 15만9000원, 부부가구 19만7000원으로 개인이 29만1000원, 부부가 45만8000원을 수령하는 일본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 역시 사적연금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의 세제혜택 탓이라고 한경연은 전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고령층이 생각하는 적정 생활비 수준은 월 172만5000원으로 조사돼 오히려 연금 소득이 적정 생활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8.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부 기준 적정 생활비 수준은 월 255만5000원으로 답해 연금 수급액의 비중이 54.2%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와 달리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층의 적정 생활비 수준은 개인 243만5000원, 부부 325만6000원으로 연금 수급액의 비중이 각각 67.5%, 83.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양국 간 고령층에서 연금의 역할이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연금 외 주요 생활자금 조달방식에서도 '자녀 등 타인의 경제적 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일본은 3.6%에 불과한 반면 한국은 17.4%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고령층은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필요한 정책과제로 ▲노인 일자리 창출(48.1%) ▲경력단절시 공적 연금 보험금 지원 강화(13.6%) ▲연금 보험료 인상을 통한 연기금 재원 확충(11.9%) ▲개인연금 세제지원 개선(11.2%)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한국·일본 전국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5∼18일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연금소득은 부족해 노인빈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공적·사적 연금의 노후 생활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소득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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