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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의 유가족을 면담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2022.01.31. 해양수산부 어업지도 공무원 이대준씨 피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사건이 기록된 대통령 기록물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록물이 공개될 경우 군이 이씨 월북을 추정하게 한 정보 자산들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방부와 군은 2020년 9월 서해 해상에서 사건이 발생할 당시 여러 첩보를 종합한 뒤 이씨가 스스로 월북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 과정에서 각종 첩보 자산이 동원됐지만 국방부와 군은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그간 이미 공개됐던 자료를 토대로 어떤 자산이 활용됐을지 추정할 수 있다. 한미 연합군은 남북 접경 지역에서 나오는 암호화된 통신과 전파를 잡아내 분석하는 첩보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군 정찰기가 대표적이다. 미군 통신 감청 정찰기인 RC-135V/W 리벳조인트는 550㎞ 범위 안에서 전자·통신정보를 탐지한다.
이렇게 수집된 SI(Special Intelligence) 첩보를 분석하는 부대는 777(일명 쓰리세븐)사령부다. SI는 무선 교신 감청 등에 의해 수집된 특별 취급 첩보다. 단편적인 첩보들이 모여 완성된 정보로 생산된다. 777사령부는 북한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진호 전 합동참모의장이 발간한 자서전 '군인 김진호'에 따르면 한국군은 북한군 내부를 상당 부분 파악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자서전에서 북한군 교신 내용을 근거로 1999년 6월15일 발생한 제1차 연평해전 때 북한군 사상자가 130여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NSA(미국 국가안보국) 내부 자료에서도 한국군 첩보 능력이 드러났다. 스노든에 따르면 2006년 기준 한국군 첩보 인력은 3100명 수준이었다. NSA의 한국 지부인 서슬락(SUSLAK)에는 777사령부 요원과 주한미군이 함께 근무하며 수집된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한다. 스노든 폭로에 따르면 NSA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한국 내 감청 기지는 22곳이다. 지상 고정 시설, 이동식 시설은 물론 해상과 공중에서 운용하는 장비도 있다. 첩보 기지는 서북도서에서 동해안에 이르는 접경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 자산 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북한에 노출될 때다.
2020년 9월 이씨 피살 후 국회를 중심으로 정보 자산이 노출돼 군 당국이 당혹감을 느낀 바 있다. 이씨 피살 전후로 북한 단속정과 육상 부대 사이 오간 통신 내용이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유출됐었다. 국방부와 군은 민감한 첩보 사항들을 임의로 가공하거나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것은 임무 수행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다. SI 첩보 사항을 유출하는 것은 한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어떤 정보 자산으로 어떤 정보를 수집했는지 북측에 고스란히 알려주는 격이기 때문이다. SI가 유출되면 북한은 통신 주파수를 바꿔버리거나 해당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는다. 북한이 사용하는 새로운 주파수를 찾는데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북한은 감청을 피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마련해왔다. 북한은 광케이블 유선 통신망을 평양과 전연지대 사이에 가설해 활용했다. 또 무선 교신의 경우 주파수 대역과 암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바꾸는가 하면 역정보를 흘려 한미 정보당국에 혼선을 일으키려 한다. SI 첩보 수집 방식이 노출되면 정작 파악해야할 북한 고급 정보를 놓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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