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경찰국' 신설, 왜?…"역대정부 잘못된 관행 타파"
[세종=노년신문] 성수목 기자 =행정안전부가 이른바 '경찰국'으로 알려진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을 신설하더라도 일반 경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27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경찰 관련 조직 신설이 일반 경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경찰이 더 이상 청와대의 직접 통제를 받지 않고 행안부 장관을 통해 지휘·감독을 받게 되면서 오히려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견제와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과 관련한 주요 쟁점을 Q&A 형태로 정리해봤다.
-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조직을 신설하려는 이유는.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을 신설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법치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경찰 관련 국정운영을 정상화하고자 함에 있다. 역대 정부에서는 청와대가 경찰을 직접 지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와대 민정수석 또는 치안비서관이 헌법과 법률에 따른 권한과 책임이 있는 행안부를 건너뛰고 경찰을 직접 통제했다. 반면 행안부 내에는 경찰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이나 인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경무관(치안정책관, 별도정원) 1명과 경정 3명(비별도 파견)이 근무 중이다. 현 정부는 역대 정부의 잘못된 관행을 혁파하고 행안부 장관을 통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경찰을 지휘하고자 하는 것이다.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무총리를 거쳐 각부장관으로 구성된 국무회의 및 각부장관을 통해 행정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행정부 내 조직은 이러한 조직계통에 따르게 되고 경찰청장 역시 '대통령→국무총리→행안부 장관→경찰청장'의 지휘라인에 위치한다. 이에 민정수석 및 치안비서관을 폐지해 대통령실이 경찰을 직접 통제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고 행안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경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도록 필요최소한의 조직을 신설하는 것이다. 만약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을 두지 않는다면 대통령이나 행안부 장관에게는 경찰을 지휘·감독할 아무런 조직이 없어 그 역할과 책임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경찰의 확대된 권한에 대한 민주적 견제를 통해 국민의 인권을 수호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경찰은 치안, 경비, 교통, 정보, 생활안전, 수사 등 국민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고,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그 권한이 더욱 확대·강화됐기에 행안부 장관이 법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다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의 민주적 관리와 운영, 적절한 지휘와 견제를 통해 경찰이 국민의 인권보호와 민생치안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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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노년신문]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 및 2022년 행정안전부 경찰업무조직 비교. (자료= 행안부 제공) 2022.06.27. |
-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조직을 신설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가. 정부조직법 개정 없이 불가능한 것 아닌가.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 신설 여부는 정부가 행정수요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지 국회의 입법사항이 아니다. 만약 법에 없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면 입법사항이지만, 헌법 및 정부조직법과 개별 법령에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기 위한 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행정부의 시행령으로 가능하다. 정부조직법 제34조는 행안부 장관의 사무를 나열하면서 제5항에서 치안사무는 경찰청을 통해 관장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행안부 장관의 관장 사무에서 치안 업무가 빠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행안부 장관이 치안사무를 직접 수행하지는 않더라도 경찰청의 업무가 적절히 수행되고 있는지를 지휘·감독할 책임과 권한이 있는 것이다. 또 헌법 제95조에 따른 부령 제·개정권을 행사해 경찰청의 사무를 구체화할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고, 정부조직법 제7조 제4항에 따라 경찰청의 중요 정책 수립에 관해 경찰청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법 및 경찰공무원법 등 개별 법률에 따라 경찰에 대해 직접적인 견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 경찰 관련 조직 신설이 경찰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경찰의 독립성이 침해되는 것 아닌가.
"일반 경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경찰이 더 이상 청와대의 직접 통제를 받지 않고 행안부 장관을 통해 지휘·감독을 받게 되면서 오히려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견제와 관리가 이뤄질 것이다. 사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행사해온 권한을 내려놓는 기관은 대통령실이고, 13만 경찰의 입장에서는 지휘 계통만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게 바로잡히는 것일 뿐 사실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이다. 경찰청은 독립된 기관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할 기관이다. 또 모든 경찰공무원에게는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고 수사에 있어서는 정치적 중립이 더 요구되는데, 개별적·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에는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영향력을 미칠 수 없고 경찰업무조직 신설 여부와는 전혀 무관하다."
- 경찰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30여년 전 치안본부 시절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1991년 내무부 조직과 이번에 신설 검토하는 경찰업무조직은 그 규모와 역할, 위상 등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다르다. 행안부 내 경찰업무조직을 두는 것은 1991년 신설돼 지금까지 운영 중인 경찰청을 폐지하고 다시 치안본부와 같은 형태로 행안부에 흡수하는 것이 아니다. 경찰청은 지금과 같이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되 헌법, 정부조직법, 경찰법 및 경찰공무원법 등에 따른 사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필요최소한의 기구·인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경찰과 시민사회, 국회 등에서 제기하는 우려 사항을 충분히 검토해 반영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