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민족이나 시대에 따라 취약점을 갖고 있었던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국제 신사를 자처하는 영국도 초창기 국가형성 과정을 보면 해적의 침탈성을 가졌었고, 세계 경찰국가를 추구하는 미국도 아메리카 정복이라는 관점에선 인디언들의 원수중의 원수였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대한민국의 가장 고쳐야할 쌓인 단점(적폐 : 고등교육을 받은 나도 처음 사용하는 용어이다)은 무엇일까?
고질적인 나쁜 점은 무엇인가. 관심의 분야에 따라 색다른 답이 나오겠지만 나는 부정직성을 지적하고 싶다.
참으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한국과 일본의 위증죄 건수를 비교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정말 우리 국민이 이 정도 수준인가 한탄해 보면서 교육의 일선에 있는 분들에게 인성, 인성하지 말고 효도는 덜해도 좋으니 정직한 우리 후손을 길러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이는 교사들의 몫이라고 하기보다 부모와 사회 전반의 책무이고 기성세대가 본을 보였어야 할 점이기도 하다.
최근 입시철에 내개 이 글을 쓰게 한 일이 하나 있었다.
모 특성화 고등학교에 응시한 H양의 일이다. 그는 면접시 끝까지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자신의 진로를 정직히 밝힌 것이 결국은 불합격의 쓴 잔을 마셨다.
성적도 충분하고 너무나 모범생이어서 떨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터라 진학 관계자를 당황케 하였다.
특성화 학교들은 우리 사회에 편재되어 있는 대학 진학의 문제점을 바로 잡기 위해 고졸 후 취업을 주요 진로로 삼고 있다.
대학을 나오고도 고등 실업자가 즐비한 우리의 현실을 타개해 보려는 대책으로 15년 가까이 된 정책으로 정착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아직도 대학 진학의 편법으로 활용되고 있기에 상당수의 학생들이 진학의 길을 택하는 방편으로 삼고 있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H양은 면접관에게 합격만을 위해서는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진학하지 않고 취업하겠다고 대답했어야 했다.
순간적이나마, 진학 안 할 것이라고 면접에 대한 사전 교육을 시키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러나 다시 정신을 차리고 뒤돌아보니 끝까지 자신의 진로를 정직하게 밝혀준 H양에게 이 시대의 희망등불을 보는 것 같은 마음저림이 엄습해 왔다.
깊은 신앙을 가진 목회자의 자녀였기에 “하나님께서 더 좋은 길로 예비해주실 거야”라고 위로 하였으나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와 더 깊게는 눈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H양과 같이 정직한 나라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참으로 밝히기는 마음이 아프지만 내 주위엔 귀농을 꿈꾸고 교단에서 정년을 하고 시골에 와서 사시는 분이 계신다.
순진한 마음과 사명감에 시골 경로당 회장 선거에 훈수를 두다가 할머니 성 추행범으로 몰려 일 년 여 간을 마음고생을 하신 분이 있다. 물론 무혐의로 종결되었지만 유식한 할머니가 132를 돌려 성추행으로 신고했고, 가해자로 몰린 이 분의 마음고생은 말이 아니었다.
결국 검사의 호통을 들은 그 할머니는 검사실을 나서면서 “몇 억 받을 수 있다더니...” 하면서 종종걸음을 쳤다고 전해 들었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단 말인가?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우리나라가 좀 살게 되었다 싶더니 이 무슨 악마의 시기인가? 곰곰이 생각하면 사회의 정직성의 문제는 우리 언론계의 책임이 크다고도 할 수 있다. 언론이 Watch Dog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사회 곳곳에서 악성 종기가 돋아나고 있으며 자꾸 번져가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수년 전 일본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자의 노령 연금을 타먹다가 들통이 나서 해외 토픽 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 노년 관련 범법 행위들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노령연금을 타 먹기 위해 별의별 편법을 다 쓰면서 마치 가난을 가장한 신종 노인생계형 사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내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정직하고 당당하게 살았다”는 삶의 고백이 우리들의 유언이 되어야겠다.
-너희는 들을지어다. 내가 가장 선한 것을 말하리라. 내 입술을 열어 정직을 내리라. -잠언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