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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는 새로운 시대 여는 사상”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윤동주의 시를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사상’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본 도쿄대 비교철학연구소의 나카지마 다카히로 교수는 8일 연세대에서 열린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윤동주, 우리의 동시대인’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윤동주의 시를 철학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윤동주의 시 ‘무서운 시간’의 마지막 행 “나를 부르지 마오”와 ‘서시’의 첫 행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을 연결지어 “윤동주가 시인으로서 우리의 동시대인이 된 것은 그 거절에 있어서이다. ‘부끄러움’이란 윤동주의 윤리감각인 동시에 부끄러운 시대에 대한 거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쉽게 씌어진 시’의 구절을 인용해 “시 한 줄 쓰는 것으로 ‘어둠을 조금 내몰’려고 하는 시인은 다음의 시대를 대망한다. 시인으로서 다음 시대의 등불을 밝히면서 ‘최후의 나’를 배웅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1943년 윤동주가 사상범으로 체포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부당한 체포이며 윤동주는 이른바 사상범이 아니지만, 사상이 시대에 절단선을 긋고 시대를 도려내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한다면 윤동주 시의 업적 또한 문학의 한 장르를 넘어서서 ‘사상으로서의 시’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그들(일본 경찰)은 민족 독립의 정치활동에 필적하는, 아니 그것을 능가하여 마음을 불온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시인의 시에서 느꼈을 것”이라며 “송몽규(윤동주의 친구인 독립운동가)가 세계를 바꾸는 혁명가라고 한다면 윤동주는 시대를 바꾸는 시인”이라고 결론지었다.
8∼9일 양일간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시인 윤동주를 여러 학문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로, 윤동주 시에 나타난 ‘부끄러움’을 키워드로 인문학적인 성찰의 과제를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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