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北 영변서 농축우라늄 계속 생산 정황 포착”
정부, WFP·유니세프 등에 800만 달러 대북 인도지원
日외무성 “韓, 북한 불법환적 감시 국제공조 참여 안해”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가 포착됐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북한에 인도 지원사업에 남북 협력기금 8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우기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지난 5일(현지시간) 북한의 불법환적 감시활동에 “한국은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정부가 북한에 대한 감시는 게을리 하면서 지원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북한 영변 핵과학연구센터 일대를 찍은 최근 상업위성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축 공장(UEP)이 계속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8노스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한 영변 핵센터:우라늄 농축 공장의 계속된 활동'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우라늄 농축 공장이 있는 단지 주변에 차량과 장비, 사람들의 이동이 계속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2월 16일 또는 17일에 단지 서쪽 끝 근처에 나타났던 흰색 탱커 트레일러가 3월 27일까지 포착됐다가 그 이후에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트레일러가 3월 28일 단지를 떠난 이후 기체 원심분리기 시설 옆에 약 6m 길이의 실린더 또는 선적용 컨테이너가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나타났다. 또 앞서 보였던 흰색 탱커 트레일러와 비슷한 차량이 5월 9일 같은 장소에 나타났고, 십여명의 사람들이 운동장에 있는 것이 보였다.
38노스는 탱커 트레일러의 모습과 기체 원심분리기 시설 옆에 있는 실린더 또는 컨테이너의 모양으로 봤을 때, 문제의 차량은 ‘액화 질소 탱커 트레일러( a liquid nitrogen tanker trailer)’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위성 사진만으로는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단서를 달았다.
액화질소는 우라늄 농축 과정에서 냉각장치인 ‘콜드 트랩(cold trap)’ 가동에 필요한 물질이다.
38노스는 따라서 이 트레일러가 액화질소 탱커 트레일러가 맞다면 우라늄 농축 단지 내 충전소에 액화질소를 주입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드나들었다는 뜻이며, 이는 영변 핵시설에서 농축우라늄이 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단서라고 지적했다.
같은날인 5일 국제기구의 대북 인도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 800만 달러를 지원하기 위한 국내 행정 절차도 마무리됐다.
통일부는 정부가 제305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의 북한 영양지원·모자보건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안을 심의·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WFP와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수년간 계속된 가뭄, 그리고 수해 등의 영향으로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식량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곡물 생산량은 490만t으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36만t의 곡물이 부족하게 되면서 전체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000만여명이 식량 부족 사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WFP 등 국제기구의 대북 지원 요청을 수용, 지난 2017년 9월 추진했다가 집행하지 못한 국제기구 대북 인도지원 800만 달러 공여부터 우선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북한에 쌀 등의 식량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지원되는 800만 달러 중 450만 달러는 WFP의 북한 영양지원사업에 사용된다. WFP는 이 돈으로 영양강화식품 등을 준비해 탁아소와 고아원 등의 영유아와 임산부 등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WFP는 북한에 11개의 생산공장을 만들어 영양비스킷과 슈퍼씨리얼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350만 달러는 유니세프의 모자보건 및 영양사업에 사용된다. 유니세프는 아동과 임산부 등에게 치료식과 필수의약품, 미량영양소복합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동아시아 해상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을 감시하는 국제 공조에 우리나라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5일(현지시간) 한국이 북한의 불법환적 감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일본 외무성에 문의한 결과 “한국은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감시 활동을 위해 항공기나 함선을 파견한 기록은 없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일본,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 7개국은 지난해 초부터 동중국해와 근해에서 북한의 제재 회피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앞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지난 1일 북한의 제재 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인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며, “북한 문제에 직접 관련된 한국, 중국, 러시아 등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한층 더 깊은 연대를 호소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국방부는 대북 해상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느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는지 묻는 VOA 질문에 “작전보안 사항”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현주 기자oldage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