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가계부채의 잠재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은행의 예대율 산정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구분해 차등화된 가중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연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금융권 자본규제 개편방안을 금융감독원·한국은행·연구기관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종안은 내년 초께 발표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현재 은행업감독규정을 통해 은행들이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높이고, 혁신·중소기업 대출 가중치를 낮추면 은행들이 추가 예금조달 비용이 부담돼 가계대출을 줄이고 혁신·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전망이다.
그는 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일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자본규제를 강화하고 급속한 가계신용 팽창시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하는 부문별 경기대응완충자본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기관들이 외환위기 이후 가계대출 등 위주로 손쉬운 영업에 안주하면서 자금이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금융으로 쏠렸다고 질타하면서 금융업권별 자본규제 재점검을 약속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내년도 예산에 1000억원이 반영된 만큼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혁신모험펀드를 조속히 출범시키고, 창업·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회수를 뒷받침하기 위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도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도 총량과 구성뿐 아니라 향후 우리 경제의 리스크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출심사체계를 질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기존 차주의 부담이 불합리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대출금리 추이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 취임 후에도 가계부채는 급증세를 이어 가 14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 집계결과 가계의 금융회사 대출금과 신용카드 미결제액 등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9월말 현재 1419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구당 7269만원 꼴이다.
최 위원장은 “2018년 무술년은 황금 개띠의 해로, 간지 상으로 볼 때 ‘득의지추(得意之秋)의 해’여서 바라던 일이 뜻대로 이뤄지는 기회를 맞을 수 있는 매우 운수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의 이미지는 충성, 성실함, 긴 세월에도 변하지 않는 마음인 만큼 내년에는 국민이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을 더욱 더 신뢰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