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귀천’으로 유명한 천상병 시인의 동상이 인천 강화도 건평항에 들어섰다.
인천시 강화군은 천 시인이 귀천을 지은 곳으로 알려진 양도면 건평항 건평공원에 어깨에 새 한 마리가 앉은 형상의 천 시인 동상과 육필 글씨를 새긴 귀천 시비를 건립했다고 18일 밝혔다.
강화군은 천 시인의 유작인 귀천을 가장 먼저 창작과 비평에 발표했던 박재삼 시인을 통해 건평항에서 귀천이 쓰였다는 이야기를 확인하고 동상을 세웠다.
박 시인과 강화나들길 홍보 책자를 쓴 장인성 시인에 따르면 1930년 일본의 해안도시 효고현(兵庫縣)에서 태어난 천 시인은 고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늘 고향 바다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가 강화도 건평나루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다가 쓴 시가 귀천이었고, 천 시인은 이 시를 메모지에 적어 박 시인에게 건네준 것으로 알려졌다.
천 시인은 귀천을 쓴 직후인 1967년 동백림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겪고 풀려났으나, 고문 후유증으로 4년 넘게 행려병자로 지내야 했다.
그가 사망한 것으로 생각한 박 시인은 귀천을 천 시인의 유작으로 창작과 비평에 대신 발표했다.
강화군은 동상 주변 조경과 조명 공사가 끝날 내년 3월 동상과 시비 제막식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