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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거짓이여! 너는 내나라를 죽인 원수로다”

창문을 열며 - 김성근(시인 /전 저동초등학교 교장)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 민족의 가장 뛰어난 선각자요 정신적 산맥이다. 사상가이자 교육자로서 민족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애국자시다.

선생께서는 “거짓이여! 너는 내나라를 죽인 원수로구나. 군부(君父)의 원수는 불공대천(不共戴天)이라 했으니, 내 평생에 죽어도 다시는 거짓말을 아니 하리라.” 하시며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근본 원인을 사실을 속이고 거짓말을 일삼는 질 나쁜 우리 민족성이 있었음을 지적 하며 한탄하셨다.

오늘날 천지 사방에서 들려오는 갖가지 소리를 들어 보면 참으로 듣기 민망하고 어린 새싹들에게 후안무치하여 하늘이 부끄러 고개를 차마 들을 수가 없다. 

전국 방방곡곡 도시고 시골이고 농어촌 가릴 것 없이 매일 같이 빚어지는 숱한 사건 사고들이 사기치고 속이고 물어 뜯고….

정치계, 경제계는 물론이요 참으로만(誠) 엮어져야할 법조계와 언론조차도 본분을 망각하고 개인의 짐작과 예측을 사실인양 포장하여 선동을 일삼다 사실이 드러나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거짓에 대한 죄책감이 없고, 심지어 그런 사실을 보면서 에이구 혀나 차며 한탄으로 끝내고 마는 세상으로 화했으니. 오호 통재라.

지도자라는 자들은 양심을 뒷전에 둔 권모술수를 일삼고 거짓과 웃음으로 욕심과 아전인수를 포장하여 파벌을 지으며 온갖 욕망을 채우기에 혈안들이 되어있으니 이 어찌 통탄할 일 아니리오.

거짓을 일삼는 그네들은 두려움을 모르고 인과응보가 무섭지 않은가? 언젠가 그 자손들이 집안 어른으로 빚어진 사연들로 밝음 보기 부끄러워 삿갓을 쓰려 할 때가 올 수도 있다는 것에…. 

세상이 속수무책 질곡으로 내닫는 듯 하여 낮이고 밤이고 더욱 올바른 민족 스승의 꾸짖음과 질책이 그리워 진다.
일찌기 도산(島山)께서는  “경술국치(庚戌國恥) 이후로 우리는 언제나 싸우자 싸우자 했다. 그러나 싸우는 힘을 기르는 일은 아니하고 싸우자는 소리만 외칠 뿐이니 싸우는 힘이 어찌 있을 수 있겠는가. 

우리 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일본도 아니요 만고역적 이완용(李完用)도 아니다. 
우리 나라를 망하게  한 책임자는 나 자신이다.

왜 일본으로 하여금 손톱을 박아 넣게 틈을 보였으며 왜 이완용으로 하여금 조국 팔아 먹는 것을 막지 못하였는가? 그러므로 망국의 책임자는 나요 우리 자신이다.

자손은 조상을 원망하고 후진은 선배를 원망하고, 우리 한민족의 불행한 책임을 남에게 돌리려고 하니 대관절 당신은 왜 못하고 남만 책망하려 하는가?” 

“우리 나라가 독립이 못 되는 것이 다 나 때문이로구나 하고 가슴을 두드리고 아프게 뉘우칠 생각은 왜 못하고 어찌하여 그 놈이 죽일 놈이라 입으로만 야단하며 가만히 앉아 있는가? 내가 죽일 놈이라고 왜들 깨닫지 못하는가?”라고 그가 피를 토하듯 한탄하였던 것을 이당 안병욱은 전하고 있다.<島山思想 安秉昱著>

다들 청일전쟁에 대하여 기억할 것이다.
일본과 청나라가 조선이란 먹이를 두고 싸운 전쟁으로 그 원인은 타락한 정부와 부패한 탐관오리들에 저항하는 농민봉기를 정부가 청나라에 진압해 달라 요구한 것이 빌미가 되어 시작된 전쟁이었고 그 전쟁터가 일본땅도 중국땅도 아닌 조선반도였으며 이 싸움으로  청나라를 섬기던 조선이 그 대상을 승리한 일본으로 바뀌게 된다.

승리한 일본은 막대한 전승비를 청나라로부터 챙겨 경제적 자산을 확보하여 아시아의 강국으로 부상하고 청나라는 쇠퇴를 거듭하다 무너지고 만다. 

한편 조선은 그 같은 극한 상황하에서도 사분오열의 지리멸멸한 파벌싸움이 끊이지 않았으며, 결국 을사늑약으로 영원히 멸망하고 만다. 그 후로 빚어진 피나는 고통의 독립운동과 일제의 수탈에  맞서 싸운 이야기가 얼마나 우리 가슴을 아프게 했던가?

오늘 날 우리 한반도를 중심으로 빚어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과연  순수하게 대한민국을 우정으로 아끼고 형제로 대하는 나라가 과연 존재하고 그 나라가 어느 나라인가?

그런 태풍의 중심에서 우리는 자주국방의 여력을 충분히 유지하고 있는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국제정세 속의 한반도가 태풍 앞의 촛불처럼 위태위태하다. 
위기가 쌓여가는 작금에 새삼 민족의 스승 도산 안창호의 후손들을 향한 피 끓듯 남겨놓으신 말이 귀를 울린다.

“힘이 없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나라 일은 신성한 일이요. 신성한 일을 신성치  못한 금전이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옳지 아니하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고 나는 믿소.”

“우리는 자유의 인민이니 결코 노예처럼 살아서는 안될 것이외다. 우리를 명령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각자의 양심과 이성 뿐이라야 할 것이다. 결코 어떤 개인이나 어떤 단체에 맹종해서는 아니됩니다.”
“안창호가 죽어서 한국이 독립된다면 기꺼이 죽으리라”

겨울이 깊어 가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가난 속에서도 웃을 수 있고 나물 죽도 향기로운 것은 평화가 있고 자유가 있기 때문 아닌가.
한강의 기적으로 거듭난 우리 나라.

조상의 빛난 얼을 되살려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영원토록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도록 “네 가죽 속과 내 가죽 속에 있는 거짓을 버리고 참(誠)으로 채우자고 거듭거듭 맹서합시다.”

민족의 스승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浩)와 도산사상을 평생 실천하려던 이당 안병욱(怡堂 安秉昱)님이 그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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