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린 애플을 상대로 집단소송이 잇따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며칠 새 미국 전역에 걸쳐 4건의 집단소송이 제기됐고, 이스라엘 고객도 소송에 가세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아이폰 이용자 2명이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법에 집단소송을 냈고, 캘리포니아 북부의 연방지법에도 별도의 소송이 접수됐다.
일리노이·오하이오·인디애나·노스캐롤라이나 주 출신의 5명도 시카고 연방지법에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뉴욕 주에 거주하는 2명도 뉴욕주 상법 349조와 350조를 위반했다면서 집단소송에 가세했다.
집단소송은 다른 국가로도 번질 조짐이다.
이스라엘 고객 2명은 이날 애플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텔아비브 법원에 제기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소비자들은 애플이 소비자 보호법을 어기면서 고객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고객은 “배터리를 바꾸기만 하면 아이폰 성능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신형 아이폰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애플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했다”고 말했다.
집단소송은 원고(피해자)가 승소하면 다른 피해자들도 별도의 소송 없이 배상받을 수 있는 제도다. 따라서 연쇄적인 집단소송 가운데 한 곳에서라도 배상 판결이 난다면, 애플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잇단 집단소송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일부 이용자들이 “배터리 잔량이 떨어지면 아이폰 속도가 느려지도록 운영체계(iOS)를 변경했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애플은 구랍 20일 아이폰6·6S·SE의 갑작스러운 전원 차단을 막고자 성능저하 기능을 도입했다고 사실상 의혹을 시인했다.
배터리 성능저하에 따른 부작용을 막으려는 조치라는 주장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최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