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한마음교육관은 구랍 28일 여느 학교에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방학식이 진행됐다. 교육관이라고는 하지만 허름한 4층의 30평 공간에 지난 1년간 학구열을 불태운 파주지역 늦깎이 어르신?들과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방학식에 앞서 윤지현(62) 학생은 교사들의 봉사에 감사하는 심경을 편지로 낭독했고, 다문화 가정주부 후오이(강혜미·30·캄보디아) 학생과 미융(하유진·26·베트남) 학생은 장윤정의 ‘초혼’을 듀엣으로 불러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치 초등학교시절 학예회를 보는듯한 이 특별한 방학식은 아리랑 노래에 가사만 바꾼 교가를 다함께 부르며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김순옥(61) 학생은 ‘일 년을 마치며…’란 글에서 한마음 중학교에 첫 등교 하던 날을 잊을 수 없고, 배우고 싶은 꿈을 이뤄가며 잊고 살았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큰 행복을 느꼈다고 낭독했다.
김영숙(60) 학생은 딸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보낸다면서 그 애가 사춘기 때 남편이 하늘나라로 떠나고 홀로 고생하며 키웠는 데 이제는 어엿한 공무원으로 합격하고 결혼까지 해서 제 길을 가고 있다는 고마움을 담은 편지를 읽으며 울먹일 때 듣는 이들도 다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 김순임(62) 학생은 ‘내가 사랑하는 며느리 미희에게..’ 낭독을 통해 종갓집 맏며느리로 시집와 고생도 많았지만 며느리 덕에 집안이 밝고 더욱 화목해 졌다는 내용을 직접 쓰고 읽게 된 것이 기쁘다고 했다.
박 정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열악한 교실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교육을 실천해 온 한마음교육관 문순희(53) 관장과 묵묵히 봉사하는 여러 교사들, 그리고 할머니학생 및 다문화 가정주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이 살아있는 교육관'이 내 고장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이근삼 파주시의원도 “오늘 현장에서 느낀 감동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한국지역난방공사 파주지사 강창구 지사장은 준비해온 발전기금을 한마음교육관에 전달, 할머니 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감사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식장에 참여한 가족들은 “문순희 관장과 무료 교육봉사를 펼치고 있는 여러 교사들의 올 곧은 모범적 교육활동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행정·재정적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