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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가는 연탄 창고·냉랭한 사랑의 온도탑

강원지역 기부 온도 ‘냉랭’… 연탄은행 후원 15% 줄어
“연탄값은 훌쩍 올랐는데 시민들 관심은 도리어 냉랭해져 어려운 이웃들은 올겨울이 유난히 더 추울 듯합니다.”
무술년 새해를 맞아 모두 희망을 얘기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향한 도움은 오히려 줄어 강원지역 소외계층이 힘든 겨울을 보낼 전망이다.

한낮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2일 오후 춘천연탄은행 관계자는 절반도 채우지 못한 연탄 창고를 바라보며 시름이 깊었다.
올겨울 저소득층에 연탄 40만장 기부를 목표로 뒀지만 이를 채우기 힘든 까닭이다.창고에는 연탄 3000 여 장이 쌓여있었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 하루에도 1만장 이상 나갈 때가 있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원주연탄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겨울에는 같은 기간까지 1억7000여 만원의 후원금을 거뒀지만, 올해는 1억6000여 만원에 그쳤고 연탄도 6만장 가량 모자란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달 연탄값을 20%가량 올려 도움의 손길이 더욱 절실하다.

하지만 시민들의 기부는 줄었다.
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장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지난달까지 통계를 냈을 때 예년보다 후원이 15%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연탄은행이 전국 소외계층에 연탄 700만장 기부를 계획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힘든 수치다.
난방 취약계층은 보통 4월 중순까지 연탄을 때는데, 후원이 늘지 않는다면 오는 2월부터 겨울나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실제로 한파가 이어지던 지난달 중순께 원주연탄은행에서는 당장 지필 연탄이 없는 노인들이 찾아와 “연탄 몇 장만 달라”고 하소연하기까지 했다.
허 회장은 “시민들의 후원은 11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집중된다”며 “부족한 후원을 메울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연탄은행은 불우아동을 위한 기부금을 유용한 ‘이영학 사건’여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그는 “언론에 드러난 어금니아빠의 민낯이 기부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며 “연탄은행을 비롯해 사명감으로 일하는 많은 단체를 향한 도움을 멈추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강원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체 후원금에서 대기업이 후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십시일반 기부가 더욱 소중하다.

강원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모금액은 57억 7000만원으로 목표액 97억5600만원 중 약 59.1%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겨울 같은 기간까지 모인 77억200만원에 비해 20억원(약 25.1%) 가량 떨어진 수치다.
춘천시 중앙로에 우뚝 선 ‘사랑의 온도탑’은 이날 오후까지 60도를 가리키고 있다.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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