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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돌봄 확대에 학부모 "환영"…교실·인력·예산 확보 과제

전용교실 확보 어렵고 겸용교실 늘려야 하는데…"교육에 지장" 돌봄전담사 증원도 쉽지 않아…교육부 "교육청별 여건 맞게 진행"
어디 대통령 할아버지도 한 번 맛볼까?<BR>(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를 방문, 온종일 돌봄 정책 간담회를 하기 앞서 독서활동을 하고 있는 돌봄 교실을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준 뒤 함께 맛보고 있다.
  • 정부는 4일 초등 돌봄교실을 3천500개 늘리는 등 원하는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를 모두 돌봐주는 것을 목표로 한 계획을 내놨다.

        학부모들은 일단 크게 환영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임모(42)씨는 "나 같은 맞벌이 부부에게 초등돌봄교실은 가장 좋은 정책 가운데 하나"라면서 "아이가 학원을 전전하지 않고 안전한 학교 울타리 안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초등돌봄은 2016년 교육부 조사에서 학부모 만족도가 96.7%로 나올만큼 호평받는 정책이지만 교실 등 인프라가 모자라 주로 맞벌이 가정 자녀와 1∼2학년 아이들에게 집중됐다.

        서울의 경우 올해 3만3천836명이 서비스 이용을 신청했지만 3만2천764명만 이용할 수 있었다. 중간에 이용을 그만두는 경우가 거의 없어 1천명이 넘는 대기자를 수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맞벌이 부부가 아니면 초등돌봄교실을 아예 이용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초등 3∼6학년생 자녀를 둔 경우를 포함해 학부모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내놓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책 시행 과정에 적지 않은 장애물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물리적 공간인 교실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초등학교 교실을 돌봄보다는 '교육'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정부계획에 맞춰 현재 1천429실인 초등돌봄교실(공간)을 2022년까지 1천929실로 500실 늘리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늘어나는 초등돌봄교실 상당수는 전용교실이 아닌 1∼2학년 교실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겸용교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초등학교 유휴교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7월 현재 전국 초등학교 유휴교실은 934실에 그친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초등돌봄교실을 늘려야 할 현실적 필요성은 이해한다"면서도 "유휴교실은 원칙적으로 과학실이나 음악실 등 교육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에 집중해야 할 학교에 돌봄업무까지 부과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면서 "초등돌봄교실 확대로 초등교육이 지장을 받거나 질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박모(45)씨는 "내가 맡은 반 교실이 초등돌봄교실 겸용교실로 지정되면 방과 후 교실을 비워줘야 해 학부모 상담이나 행정업무에 지장을 받는다"고 말했다.

        안정적으로 초등돌봄교실을 운영할 전담사를 확보하는 것도 문제다.

        돌봄전담사는 교원자격증이나 보육교사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로 돌봄교실 1실당 1명이 배치된다.

        대부분 교육감이 직접 고용한 무기계약직 신분인데 아이들을 돌보는 업무 외에 각종 행정업무까지 맡는 경우가 많아 돌봄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희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돌봄분과장은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간식을 준다고 하면 간식을 준비하는 것부터 뒷정리와 간식비용을 학교에 청구하는 서류작업까지 모두 돌봄전담사가 한다"면서 "그런데도 근무시간을 짧게 정해 계약하다 보니 초과근무가 빈번하고 안정적인 돌봄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1만명가량인 전국 돌봄전담사 평균 월급은 120만원 이하이며 일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노동자'도 전체의 25%가량 된다.

        이같이 처우가 열악하다면 향후 돌봄전담사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돌봄전담사 채용은 물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수나 처우 문제는 각 시·도 교육청과 협의해 지역 여건에 맞게 해결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예산 확보도 난제다. 예산은 5년간 모두 1조1천5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예산을 부담할 주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늘리는데는 5천985억원이 필요한데 시설비 1천50억원은 전액 국고로 지원하지만 운영비와 인건비 4천935억원은 각 시·도 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교육청과 협의중이다.

        활용가능교실을 개방해 돌봄시설로 사용하는 경우는 1천508억원이 소요되지만 이 역시 어디서 조달할지 확정되지 않았다. 마을돌봄의 경우 3천56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역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매칭 형식으로 부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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