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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응원‘3천원 김치찌개’ 청년식당 문 연 이문수 신부

서울 정릉시장에 ‘청년식당 문간’을 연 이문수 신부가 김치찌개를 서빙하고 있다. [청년식당 문간 제공]
김치찌개 3000원에 공깃밥은 무한리필, 식당 옆에 곧 문을 열 북카페에선 공짜로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다.
지난달 2일 성북구 정릉시장 안에 문을 연 ‘청년식당 문간’은 5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 힘든 요즘 단돈 3000원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성북구에 있는 글라렛 선교수도회의 이문수 신부가 지갑이 얇은 청년들을 위해 밥 먹고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
이 신부는 고시원에서 굶어 죽은 한 청년의 이야기가 식당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15년 가을 인천의 수녀원에서 한 청년이 고시원에서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경제적 사정 때문에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년을 위한 식당을 만들자는 결심을 하게 됐죠.”

이 신부는 식당으로 출발한 이 공간을 “청년 누구나 와서 편하게 쉬거나 공부하고 소규모 모임도 열 수 있는 ‘공유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식당 옆에 무료로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를 준비한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식당 휴업일인 매주 화요일에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시험적으로 가게를 운영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레스토랑 창업을 준비 중인 탈북 청년들이 이곳에서 파스타를 만들어 팔았다.

식당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 그 시간만큼 식사 쿠폰을 받아 어려운 사람에게 기부할 수 있는 봉사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2015년부터 대학가에 확산된 ‘십시일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 신부는 “청년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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