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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 딛고 사제 된 조남준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서 지난달 사제품 받아
“많은 사람이 전신마비였던 제가 두 발로 서서 걷게 된 것을 기적이라고 하겠죠. 하지만 진짜 기적은 저 같은 죄인이 사제가 됐다는 사실입니다.”
지난달 사제품을 받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의 조남준 신부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절망에 빠진 29살 청년이었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출신인 그는 2004년부터 카메라 감독으로 활약했지만, 2007년 6월 교통사고를 당한 뒤 목 밑으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골반 일부를 잘라내 부서진 목뼈를 대신하고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았던 그는 ‘다시 걷기는 힘들 것 같다’는 의사의 말에 “매일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원망과 절망으로 점철된 시기를 보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2007년 12월 퇴원해 통원 치료를 다녔던 그는 이듬해 우연한 기회로 부모님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오면서 ‘사제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됐고, 그해 7월 스페인 산티아고로 도보 순례를 떠났다. 800㎞의 순례 길을 완주하면 사제가 되겠다는 것이 그의 결심이었다.

수도원 생활을 거쳐 지난달 18일 사제품을 받은 그는 ‘하느님은 인간에게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게 하지 않으며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준다’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시련은 딱 그 사람이 견뎌낼 수 있는 만큼만 주어진다”는 가르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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