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팔았다’는 많이 돌아다녔다는 이야기니까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 해브 빈 어라운드(I have been around)!”
“아, 아, 안됩니다. 크크크. 그 표현은요, 많이 사귀어봤다는 이야기인 거에요, 신체적으로. 좀 헤프게 돌아다녔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SBS라디오 ‘김영철의 파워FM’의 코너 ‘진짜 미국식 영어’(진미영) 풍경이다. 청취자들이 온갖 ‘영어 두통’ 사연을 보내면, 김영철이 나름의 문장을 만들고 타일러가 이를 실제 미국인이 사용하는 표현으로 다듬어 주는 식이다.
개그 못지않게 영어에 열정을 불살라온 ‘토종’ 개그맨과 사자성어에까지 통달한 미국인 ‘언어 천재’가 지난 1년여간 진행해온 방송의 인기는 뜨겁다. 호응에 힘입어 방송 내용을 갈무리한 동명의 책도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했다.
방송가, 서점가 할 것 없이 영어 콘텐츠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진미영’의 매력은 무엇일까. 기다렸다는 듯이 자랑이 쏟아진다.
김영철은 “김영철이라는 사람의 일, 이차원적인 답변이 있고 타일러라는 사람의 정답에 가까운 설명이 이어지는 것이 매력”이라면서 “타일러의 신뢰성에 ‘포인트’가 있지만 제 (콩글리쉬) 과정이 없으면 또 그만큼 (재미가) 안 산다”고 말했다.
타일러는 “다른 책들은 문법, 어휘 같은 하나의 체계로 언어를 가르치는데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해당 언어 사용자들의 사고 방법을 배우는 것, 그 상황을 인지하는 것”이라면서 상황을 파고드는 ‘진짜 미국식 영어’만의 강점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