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산하 효문화진흥원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 장시성 원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 둔산경찰서는 최근 장 원장을 비롯해 진흥원 관계자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잇따라 불러 조사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장 원장 등은 효문화진흥원 직원 선발 과정에서 지역의 유력사업가 딸 A씨를 합격시켜달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연구인력’을 채용한다고 공고를 낸 뒤 ‘기획연구·홍보담당’을 선발하기로 채용 범위를 확대한 이유와 A씨를 채용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술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A씨가 어떻게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는지 등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도 효문화진흥원 총무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면접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효문화진흥원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효문화진흥원장과 진흥원 관계자, 심사위원 등 모두 8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고 말했다.
앞서 효문화진흥원은 1차 서류 합격자 15명, 2차 논술 시험 합격자 7명을 선발한 뒤 3차 면접심사를 통해 지난해 8월 최종합격자 A씨 1명을 선발했다.
A씨가 논술 시험에서 낮은 순위였는데도 최종 합격한 데다 합격자 발표 50일가량 뒤에 A씨 아버지와 권선택 당시 대전시장의 측근 인사가 진흥원장실을 찾아와 장 원장 등과 함께 식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법한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장 원장은 이날 대전시청 기자실을 찾아와 결백을 주장했다. 장 원장은 “채용 계획에 의해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대로 이행했고, 서류조작 등 위법한 사실이 없다”며 “채용과 관련해 문서변경 등 불법적 요소가 있다면 원장이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용 범위 확대는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원장의 정책적 판단이었고, 서류-논술-면접 등 3단계로 구분해 계획대로 추진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