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서 출마회견…"문재인 교육개혁 버팀목·균형추 되겠다" "정부, 이해관계자 목소리 수용 부족…
조희연서울시교육감이 20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조 교육감이 승리하면 2008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첫 '재선 서울시교육감'이 된다. 조 교육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4년 임기를 제대로 마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직선제 이후 임기 4년을 모두 채우는 교육감도 그가 첫 번째다.
그는 "시민과 함께 만든 지난 4년은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을 바꾸는 초석이 됐다"며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등 박근혜 정부의 반 교육적 행태에서 시민들이 지켜준 서울교육이 더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사이 서열화·입시경쟁·불공정성이 강화되면서 교육에서 희망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그런데도 공정함을 바라는 국민이 많다는 희망 속에 지난 4년간 걸어온 길을 더 꿋꿋이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 교육개혁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교육부의 균형추로서 역할 하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교육선진국을 향해 담대히 전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종합하는 데 부족함이 있는 것 같다"면서 "쓴소리도 하면서 (정부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고 여전히 강한 의지가 있다"면서 임기 중 이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내가) 자사고·외고 폐지 방향성을 놓지 않아 문 정부의 공약이 됐다"고 반박했다.
교육부 요구와 달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자 휴직허가를 취소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학교현장에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백년대계 동행제안서'라고 이름 붙인 12쪽의 출마선언문에도 조 교육감은 새로운 정책 공약보다는 기존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조 교육감은 '인간중심 미래 교육 시대 개막', '서울교육의 안정과 통합', '전 학교 무선인터넷 설치 등 미래형 교육시설·환경 구축', '사교육 없이 상급학교 진학이 가능하도록 공교육 역량 강화' 등을 공약했다.
또 '미래지향적 인성교육으로 공동체형 인재 육성', '학교 자율성 향상', '정의로운 차등 정책을 통한 교육복지 향상', '생활밀착형 교육', '미세먼지 대책과 유전자변형식품(GMO)·화학첨가물 최소화 급식 등 학생건강 보호', '교육공약대회 개최 등 시민과 함께하는 정책·행정' 등도 약속했다.
이날 조 교육감은 출마회견 전 국립 현충원을 참배하고 직접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예비후보가 되면서 자동으로 직무가 정지됐다. 직무정지에 따른 교육감 권한대행은 김원찬 부교육감이 맡는다.
출마회견 이후에는 '2018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의 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단일후보 경선에 등록한다.
조 교육감은 이성대 예비후보(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와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등과 진보진영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진보진영 단일후보는 다음 달 5일 발표된다.
이번 경선에서는 '시민경선단 직접투표'와 '여론조사'가 7대 3의 비율로 반영되며 현직이 아닌 후보들에게 득표율의 10%만큼을 가점한다. '현직 프리미엄'과 지명도가 강점인 조 교육감에게 유리하지만은 않은 경선방식이어서 조 교육감에게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교육감은 "현직 프리미엄이 인정되지 않아 (현직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할 정도의 경선 규칙"이라면서 "위기의식을 가지고 필사즉생의 자세로 경선에 임해 교육사회의 재신임을 받겠다"고 말했다.